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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캔스 Latimeria chalumnae

공룡과 함께 멸종한 줄 알았다가 1938년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된 '살아 있는 화석'이에요. 팔다리 같은 지느러미를 가진, 육상 동물의 먼 친척이에요.

4억 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계통뼈와 근육이 든 살집 있는 지느러미임신 기간 약 5년으로 추정물구나무서기 자세로 떠 있기도 해요살아 있는 개체를 사육한 수족관이 없어요

1. 개요

1938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작은 박물관 큐레이터가 어선에 실려 온 낯선 푸른 물고기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두툼한 살집이 붙은 지느러미, 금속처럼 반짝이는 두꺼운 비늘, 꼬리 끝에 하나 더 붙은 작은 꼬리. 이 물고기는 공룡이 사라질 무렵 함께 멸종했다고 여겨지던 실러캔스였어요. 20세기 생물학계 최대의 발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사건으로 실러캔스는 '살아 있는 화석'의 대명사가 됐어요.

이 문서는 처음 발견된 서인도양 실러캔스(Latimeria chalumnae)를 중심으로 다뤄요. 실러캔스 무리는 4억 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오래된 물고기 계통이고, 오늘날에는 서인도양 실러캔스와 1990년대 말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인도네시아 실러캔스, 이렇게 두 종만 살아 있어요.

실러캔스는 지느러미 안에 뼈와 근육이 들어 있는 '육기어류'에 속해요. 육기어류는 물고기에서 네발 달린 육상 동물로 이어지는 진화의 길목에 있는 무리라서, 실러캔스는 사람을 포함한 육상 척추동물의 먼 친척이기도 해요. 우리가 참치나 고등어보다 실러캔스와 더 가까운 친척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이에요.

실러캔스는 아프리카 동부 앞바다 수심 150~700미터 정도의 어두운 바닷속 동굴과 절벽에서 조용히 살아가요. 개체 수가 매우 적고 번식이 극히 느려서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돼요.

2. 이름과 분류

실러캔스
Alberto Fernandez Fernandez · CC BY-SA 3.0

'실러캔스(coelacanth)'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속이 빈'이라는 뜻의 koilos와 '가시'라는 뜻의 akantha를 합친 말이에요. 19세기에 처음 연구된 화석 실러캔스의 지느러미 가시가 속이 비어 있었던 데서 붙었어요. 즉 실러캔스라는 이름은 살아 있는 물고기가 아니라 화석에 먼저 붙여진 이름이에요.

속명 Latimeria는 1938년 첫 개체를 알아본 남아프리카 이스트런던 박물관의 큐레이터 마조리 코트니래티머의 이름에서, 종소명 chalumnae는 첫 개체가 잡힌 찰룸나강 하구에서 따왔어요. 학명을 붙인 사람은 남아프리카의 어류학자 J. L. B. 스미스예요.

분류는 다음과 같아요.

단계이름
강육기어강 (Sarcopterygii)
아강실러캔스아강 (Actinistia)
목실러캔스목 (Coelacanthiformes)
과라티메리아과 (Latimeriidae)
속라티메리아 (Latimeria)
종서인도양 실러캔스 (L. chalumnae), 인도네시아 실러캔스 (L. menadoensis)

육기어류에는 실러캔스와 폐어, 그리고 네발 동물(양서류·파충류·조류·포유류)이 들어가요. 계통상으로는 폐어가 네발 동물과 가장 가깝고, 실러캔스는 그다음으로 가까운 것으로 보는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져요.

코모로 제도의 어민들은 실러캔스를 '곰베사(gombessa)'라고 불렀어요. 맛이 없고 기름져서 일부러 잡지는 않았지만, 낚시에 가끔 걸려 올라오는 물고기로 알고 있었다고 해요. 거친 비늘로 자전거 바퀴의 고무 튜브를 문질러 접착을 돕는 데 썼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인도네시아 실러캔스는 1997년 술라웨시섬 북부 마나도의 시장에서 처음 확인됐어요. 생김새는 서인도양 실러캔스와 매우 비슷하지만 몸 색이 갈색빛이고, 유전적으로는 수백만 년 이상 따로 진화해 온 별개의 종이에요. 현지에서는 '바다의 왕'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부른다고 해요.

3. 진화

실러캔스 무리의 역사는 고생대 데본기, 대략 4억 1,000만 년 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데본기는 '어류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물고기가 번성한 시기였고, 바로 이 무렵 육기어류 가운데 일부가 얕은 물가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어요.

실러캔스는 이후 고생대와 중생대에 걸쳐 크게 번성해, 지금까지 100종이 훨씬 넘는 화석종이 알려져 있어요. 바다뿐 아니라 민물에 사는 종도 있었고, 크기도 수십 센티미터에서 몇 미터까지 다양했어요.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마우소니아(Mawsonia) 무리는 몸길이가 몇 미터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실러캔스예요. 오늘날의 라티메리아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마크로포마(Macropoma)는 백악기 유럽 바다에 살았어요.

그런데 실러캔스 화석은 약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 이후의 지층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실러캔스가 공룡과 함께 대멸종 때 사라졌다고 생각했어요. 1938년의 발견이 충격적이었던 이유가 여기 있어요. 6,600만 년 넘는 화석의 공백을 건너뛰어 살아 있는 실러캔스가 나타난 거예요. 이렇게 화석 기록에서 사라졌다가 살아 있는 채로 다시 발견되는 생물을 '라자로 분류군'이라고 불러요. 성경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라자로의 이름을 딴 말이에요.

화석이 없는 이유로는 신생대의 실러캔스가 화석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깊은 바다로 서식지를 옮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유력해요.

'살아 있는 화석'이라는 표현에는 주의할 점이 있어요. 오늘날의 실러캔스는 고생대 조상과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아요. 라티메리아속 자체의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고, 실러캔스도 긴 시간 동안 계속 진화해 왔어요. 2013년 서인도양 실러캔스의 유전체가 해독됐을 때,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변화 속도가 다른 척추동물보다 느린 편이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하지만 이는 '진화를 멈췄다'는 뜻이 아니라, 환경이 안정된 깊은 바다에서 비교적 천천히 변해 왔다는 의미로 이해돼요.

4. 분포와 서식지

실러캔스
Unknown authorUnknown author · Public domain

서인도양 실러캔스의 핵심 서식지는 아프리카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있는 코모로 제도예요. 특히 그랑드코모르섬과 앙주앙섬 주변 바다에 비교적 안정적인 집단이 살고 있어요. 그 밖에도 다음과 같은 곳에서 기록이 있어요.

지역내용
코모로 제도가장 큰 집단, 1952년 두 번째 개체가 잡힌 곳
남아프리카공화국1938년 첫 발견지(이스트런던 앞바다), 2000년 소드와나만 해저 협곡에서 잠수부가 무리를 발견
마다가스카르남서부 해역 등에서 어업 중 포획 기록
모잠비크어업 중 포획 기록
탄자니아2000년대 이후 상어 그물 등에 잇따라 걸리며 새로운 집단 확인
케냐포획 기록 있음

실러캔스는 주로 수심 150~250미터 사이, 넓게는 100~700미터 정도의 깊이에서 살아요. 코모로 제도의 실러캔스는 화산섬의 가파른 해저 비탈에 있는 동굴과 바위 틈을 은신처로 이용해요. 이곳의 수온은 대략 섭씨 14~22도 정도로, 실러캔스는 이 정도의 서늘하고 산소가 충분한 물을 좋아해요. 수온이 너무 높으면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이 떨어져 힘들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흥미롭게도 실러캔스는 동굴을 여러 마리가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요. 잠수정 관찰에서 한 동굴에 십여 마리가 서로 다투지 않고 함께 쉬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어요.

남아프리카 소드와나만에서는 2000년 레크리에이션 잠수부들이 수심 100미터 남짓의 해저 협곡에서 실러캔스를 발견해 큰 화제가 됐어요. 사람이 직접 잠수해서 실러캔스를 만난 첫 사례로 알려져 있어요. 탄자니아에서는 2003년 이후 많은 개체가 그물에 걸려 올라와,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인도네시아 실러캔스는 술라웨시섬 북부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동부와 파푸아 일대에서 기록돼요. 두 종의 서식지는 약 1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요.

5. 신체 특징

실러캔스는 다 자라면 몸길이 1.5~2미터, 몸무게 최대 90킬로그램 정도에 이르는 큰 물고기예요.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게 자라요.

항목서인도양 실러캔스
몸길이성체 보통 1.5~1.8m, 최대 약 2m
무게최대 약 90kg 안팎
몸 색짙은 청색 바탕에 흰 반점 (살아 있을 때)
비늘두껍고 단단한 코스모이드형 비늘, 표면에 작은 돌기
지느러미살집 있는 엽상 지느러미 8개 안팎
꼬리위아래 대칭인 꼬리 끝에 작은 덧꼬리

살아 있는 실러캔스의 몸은 짙은 청색에 흰 반점이 흩어져 있어요. 이 반점 무늬는 개체마다 달라서 잠수정으로 찍은 사진으로 개체를 식별할 수 있어요. 죽으면 몸 색이 갈색으로 변해요.

실러캔스의 몸에는 오래된 물고기 계통의 특징이 많이 남아 있어요.

5.1. 엽상 지느러미

실러캔스의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몸에서 짧은 팔처럼 튀어나온 살집 있는 기둥 끝에 지느러미막이 붙은 모양이에요. 이 안에는 뼈와 관절, 근육이 들어 있어서, 네발 동물의 팔다리뼈와 기본 구조가 닮았어요. 헤엄칠 때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대각선으로 엇갈려 움직이는데, 이는 네발 동물이 걷는 방식과 비슷해서 큰 관심을 받았어요. 다만 실러캔스가 지느러미로 바닥을 걷는 것은 아니에요.

5.2. 머리와 감각기관

실러캔스의 머리뼈에는 다른 살아 있는 척추동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두개 내 관절'이 있어요. 머리뼈가 앞뒤 두 부분으로 나뉘어 관절로 연결돼 있어서, 먹이를 먹을 때 위턱을 들어 올리며 입을 아주 크게, 빠르게 벌릴 수 있어요. 2021년 무렵 연구에서는 이 관절이 먹이를 빨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데 쓰인다는 해석이 나왔어요.

주둥이 속에는 '로스트럴 기관'이라는 젤리로 찬 특별한 감각기관이 있어요. 이 기관은 다른 동물이 내는 약한 전기를 감지하는 전기 수용기로 여겨지고, 어두운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찾는 데 쓰이는 것으로 보여요. 눈은 크고 빛을 반사하는 막(휘판)이 있어서 희미한 빛에서도 볼 수 있어요.

실러캔스의 뇌는 아주 작아서 머리뼈 속 공간의 1~2% 정도만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나머지는 지방 조직으로 채워져 있어요.

5.3. 척삭과 지방으로 찬 폐

실러캔스는 다 자란 뒤에도 등뼈 대신 기름이 찬 굵은 관인 '척삭'이 몸을 지탱해요. 척삭은 척추동물의 배아 시절에 나타나는 구조로, 대부분의 척추동물에서는 자라면서 척추뼈로 대체되지만 실러캔스는 평생 유지해요.

또 실러캔스의 몸속에는 지방으로 가득 찬 기관이 있는데, 이것은 다른 물고기의 부레가 아니라 퇴화한 폐로 여겨져요. 2010년대 연구에서 실러캔스 배아 시절에는 폐가 상대적으로 크게 발달하다가, 자라면서 성장이 멈추고 지방 기관에 둘러싸인 흔적 기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실러캔스의 먼 조상이 얕은 물에서 공기를 호흡했을 가능성을 보여 주는 증거로 여겨져요. 지방 기관은 깊은 바다에서 부력을 얻는 데 도움을 줘요.

6. 생태와 습성

East London Museum, Oxford Street, Belgravia, East London, Eastern Cape, SOUTH AFRICA
East London Museum, Oxford Street, Belgravia, East London, Eastern Cape, SOUTH AFRICA
Bernard DUPONT · CC BY-SA 2.0

살아 있는 실러캔스를 자연 상태에서 관찰한 것은 1980년대 후반 독일 연구진이 소형 유인 잠수정을 이용해 코모로 제도 바다를 탐사하면서부터예요. 그 전까지는 그물이나 낚시에 걸려 올라와 금방 죽은 개체만 연구할 수 있었어요.

잠수정 관찰로 드러난 실러캔스의 생활은 이래요. 낮에는 수심 150~250미터 정도의 동굴 안에서 여러 마리가 모여 조용히 쉬어요. 해가 지면 동굴을 떠나 혼자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며 밤새 먹이를 찾아 떠돌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동굴로 돌아와요. 매일 같은 동굴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고, 근처의 여러 동굴을 번갈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실러캔스의 헤엄은 매우 느리고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이에요. 물살을 타고 천천히 떠다니면서 지느러미를 조금씩 움직여 몸의 자세를 조절해요. 이렇게 '떠다니며 먹이 찾기'를 하는 것은 실러캔스의 신진대사율이 아주 낮아서, 적은 에너지로 살아가는 데 알맞기 때문으로 여겨져요.

가장 신기한 행동은 '물구나무서기'예요. 잠수정이 다가가면 실러캔스가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몸을 거꾸로 세우고 몇 분 동안 가만히 있는 모습이 관찰됐어요. 이 자세가 주둥이의 전기 감각기관으로 바닥에 숨은 먹이를 탐지하는 행동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잠수정의 전기장에 반응한 것일 수도 있어 확실하지 않아요.

같은 동굴에 모인 실러캔스들은 서로 공격하지 않고 몸이 닿을 만큼 가까이 있어도 평화롭게 지내요. 영역을 지키거나 서열을 다투는 행동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어요.

7. 먹이

실러캔스는 육식성으로, 바닥 가까이나 중층에 사는 물고기와 오징어, 문어 같은 두족류를 주로 먹어요. 잡힌 개체의 위 내용물에서는 심해 물고기, 작은 상어, 장어류, 오징어 등이 확인됐어요.

실러캔스는 빠르게 쫓아가 사냥하는 포식자가 아니에요. 밤에 천천히 떠다니며 주둥이의 전기 감각기관과 큰 눈으로 먹이를 찾다가, 먹이가 가까이 오면 두개 내 관절을 이용해 입을 순식간에 크게 벌려 빨아들이듯 삼키는 것으로 보여요. 기회가 올 때를 기다렸다가 짧고 빠르게 공격하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인 셈이에요.

실러캔스는 신진대사율이 매우 낮아서 먹이를 많이 먹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어요. 연구에 따르면 실러캔스의 산소 소비량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물고기보다 훨씬 적은 편이에요. 이것이 먹이가 부족한 깊은 바다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로 여겨져요.

입안에는 날카로운 원뿔형 이빨이 있어서 미끄러운 먹이를 놓치지 않게 붙잡아요.

8. 번식과 일생

실러캔스
sybarite48 · CC BY 2.0

실러캔스의 번식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어요. 처음에는 알을 낳는다고 생각됐지만, 1975년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암컷을 해부한 결과 몸속에서 다 자란 새끼 다섯 마리가 발견됐어요. 이로써 실러캔스가 알을 몸속에서 부화시켜 새끼를 낳는 난태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실러캔스의 알은 지름이 약 9센티미터로, 테니스공이나 오렌지만 해서 경골어류의 알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해요. 태아는 이 커다란 알의 노른자를 먹으며 자라요. 일부 연구에서는 어미 몸에서 추가로 영양을 공급받을 가능성도 제기됐어요.

2021년 프랑스 연구진이 비늘의 성장선을 분석한 연구는 실러캔스의 일생에 대한 생각을 크게 바꿔 놓았어요. 그전까지 실러캔스의 수명은 20년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 연구에서는 성장선을 새로 해석한 결과 실러캔스가 매우 천천히 자라며 100년 가까이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항목추정치
임신 기간약 5년 (2021년 연구 추정)
한 번에 낳는 새끼 수약 5~26마리 (확인된 사례 기준)
갓 태어난 새끼 크기약 35~40cm
성숙 나이수컷 약 40~70세, 암컷 약 55세 이상
최대 수명약 100년 안팎

임신 기간이 5년이라면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긴 축에 들어요. 성숙하는 데 반세기 가까이 걸리고, 새끼를 낳는 간격도 길다면, 실러캔스 집단은 한 번 줄어들면 회복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에요. 이 숫자들은 아직 추정치라서 앞으로 연구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짝짓기 장면은 아직 관찰된 적이 없어요. 수컷에게는 교미 기관이 뚜렷하지 않아서 체내 수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어요. 갓 태어난 아주 어린 실러캔스가 야생에서 관찰된 사례도 극히 드물어요.

9. 특별한 능력

실러캔스의 특별한 능력은 화려한 재주보다 '적은 에너지로 오래 버티는 능력'에 있어요.

  • 낮은 신진대사: 산소와 먹이를 적게 쓰며 살아가요. 깊고 먹이가 적은 환경에 알맞은 몸이에요.
  • 전기 감각: 주둥이의 로스트럴 기관으로 다른 동물의 약한 전기 신호를 감지하는 것으로 여겨져요.
  • 두개 내 관절: 머리뼈의 관절로 입을 빠르고 크게 벌려 먹이를 빨아들여요.
  • 네발 동물과 닮은 지느러미 움직임: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대각선으로 엇갈려 움직이는 방식은 육상 동물의 걸음걸이와 비슷해요.
  • 체액 조절: 실러캔스는 상어와 비슷하게 혈액에 요소를 많이 쌓아 바닷물과 체액의 농도 차이를 줄여요. 경골어류 가운데서는 드문 방식이에요.

실러캔스끼리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같은 동굴에서 다투지 않고 지내는 모습은 서로를 알아보는 어떤 신호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이를 확인할 연구는 아직 부족해요.

10. 천적과 생존

실러캔스의 천적은 주로 대형 상어로 여겨져요. 잡힌 실러캔스 가운데 상어에게 물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는 개체가 있었고, 동굴 근처에서 상어가 관찰되기도 했어요. 낮에 동굴에 숨어 지내는 습성은 이런 포식자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두껍고 단단한 비늘도 일종의 갑옷 역할을 해요.

어린 실러캔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어린 개체가 어른과 같은 장소에서 사는지, 다른 깊이나 지역에서 지내는지도 확실하지 않아요.

오늘날 실러캔스에게 가장 큰 위협은 사람이 놓은 낚싯바늘과 그물이에요. 실러캔스를 일부러 노리는 어업은 거의 없지만, 다른 심해 물고기를 잡는 줄낚시나 상어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요. 실러캔스는 깊은 바다에서 갑자기 수면으로 끌려 올라오면 수온과 수압 변화를 견디지 못해 대부분 죽어요. 개체 수가 적고 번식이 극히 느린 종이라, 이런 우연한 포획도 집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1938년 12월 22일, 남아프리카 이스트런던의 박물관 큐레이터였던 마조리 코트니래티머는 아는 선장의 연락을 받고 부두로 나갔다가 어획물 더미 속에서 푸른빛 물고기를 발견했어요. 그녀는 이 물고기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보고 택시에 싣고 박물관으로 가져갔어요. 한여름이라 보존이 어려워 결국 내장은 버려지고 껍질만 박제로 남았어요. 그녀가 그린 스케치를 받아 본 어류학자 J. L. B. 스미스는 이것이 화석으로만 알려진 실러캔스라는 것을 확인하고 1939년 학계에 발표했어요.

스미스는 두 번째 개체를 찾기 위해 동아프리카 해안 곳곳에 현상금을 건 전단을 뿌렸어요. 14년이 지난 1952년, 코모로 제도에서 마침내 두 번째 개체가 잡혔고, 실러캔스의 진짜 고향이 코모로라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이후 코모로 어민들이 잡은 실러캔스가 세계 여러 박물관과 연구 기관으로 보내졌어요.

실러캔스의 명성은 뜻밖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어요. 연구용과 박물관 전시용 표본 수요가 생기면서 실러캔스에 값이 매겨졌고, 1990년대에는 실러캔스의 체액이 노화를 막는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아 암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우려도 나왔어요. 수족관에 산 채로 전시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실러캔스를 산 채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에요.

코모로 사람들에게 실러캔스는 국가의 자랑이 됐어요. 어민들은 실러캔스가 걸리는 것을 줄이기 위해 낚시 장소를 바꾸거나, 걸린 실러캔스를 다시 깊은 곳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어요. 국제 단체의 지원으로 어민들이 실러캔스 서식 깊이를 피해 다른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집어 장치를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됐어요.

한국과 실러캔스는 직접적인 인연이 거의 없어요. 다만 일부 국내 과학관과 박물관에 실러캔스 모형이나 표본이 전시된 적이 있고, 교과서와 과학책에서 '살아 있는 화석'의 대표 사례로 소개돼 한국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에요.

12. 보전 현황

서인도양 실러캔스는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으로 분류돼 있어요. 인도네시아 실러캔스는 취약(VU)으로 분류돼 있어요. 등급은 재평가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코모로 제도의 실러캔스 집단은 잠수정 조사로 개체를 하나하나 식별한 결과, 대략 300~400마리 안팎으로 추정된 적이 있어요. 다른 지역 집단을 합친 전체 개체 수는 정확히 알 수 없고, 자료마다 차이가 커요. 탄자니아 등에서 새로운 집단이 발견되면서 전체 규모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매우 희귀한 동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심해 줄낚시와 상어 그물 등에 의한 우연한 포획
  • 탄자니아 등지의 심해 트롤 어업 확대 가능성
  • 연안 개발과 항만 건설로 인한 서식지 교란
  • 수온 상승 (실러캔스는 따뜻한 물에서 산소 이용이 어려워짐)
  • 표본 수집을 노린 불법 거래 가능성

실러캔스는 2000년 무렵 CITES 부속서 I에 올라 상업적 국제 거래가 금지됐어요. 코모로와 탄자니아 등은 실러캔스 서식지를 포함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소드와나만 일대도 해양보호구역에 속해 있어요.

실러캔스는 번식이 극히 느리기 때문에 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덜 잡히게 하는 것'이에요. 어민 교육, 심해 어업 규제, 걸린 개체를 살려서 돌려보내는 방법 개발 등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어요.

13. 수족관과 박물관에서

살아 있는 실러캔스를 사육한 수족관은 없어요. 깊은 바다의 차가운 수온과 높은 수압, 어두운 환경에 적응한 실러캔스는 수면으로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 대부분 죽고, 살아 있는 채로 잡힌 개체도 몇 시간 안에 숨을 거뒀어요. 실러캔스의 극히 느린 번식과 적은 개체 수를 생각하면, 사육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에요.

대신 실러캔스는 박물관의 인기 전시물이에요. 세계 여러 자연사박물관에 포르말린이나 알코올에 보존된 표본, 박제, 정교한 모형이 전시돼 있어요. 1938년 첫 개체의 박제는 지금도 남아프리카 이스트런던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고 해요. 일본의 일부 수족관은 코모로 정부와의 협력으로 얻은 냉동 표본을 전시하고, 잠수정 탐사로 실러캔스를 촬영하는 연구에도 참여했어요.

오늘날 실러캔스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수정과 원격 조종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에요. 이런 영상 덕분에 사람들은 실러캔스를 잡지 않고도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어요.

14. 대중문화 속 실러캔스

실러캔스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는 말과 함께 과학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가 됐어요. 사라진 줄 알았던 생물이 깊은 바다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해, 심해 괴수나 고대 생물이 등장하는 소설과 영화에 영감을 줬어요.

코모로 제도에서 실러캔스는 국가의 상징 가운데 하나예요. 코모로의 지폐와 동전, 우표에 실러캔스가 그려져 있고, 관광 홍보물에도 자주 등장해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실러캔스 발견을 기념하는 우표와 기념주화를 발행한 적이 있어요.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도 실러캔스는 인기 있는 모티프예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시라칸'은 실러캔스를 모델로 한 포켓몬으로, 수억 년 동안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요. 「동물의 숲」 시리즈에서는 비 오는 날에만 낚을 수 있는 희귀 물고기로 등장해 많은 플레이어의 수집 목표가 됐어요.

과학 교과서에서 실러캔스는 진화와 멸종, 그리고 화석 기록의 한계를 설명하는 대표 사례로 쓰여요. '화석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멸종한 것은 아니다'라는 교훈을 전해 주는 동물이에요.

15. 여담

  • 인도네시아 실러캔스를 처음 알아본 것은 신혼여행 중이던 미국 해양생물학자였어요. 마나도의 어시장에서 낯선 물고기를 보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이듬해 살아 있는 개체를 확보해 신종임을 확인했어요.
  • 실러캔스는 물속에서 먹이를 기다리며 몇 시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고 떠 있을 수 있어요.
  • 실러캔스의 꼬리 끝에 붙은 작은 덧꼬리는 다른 살아 있는 물고기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에요.
  • J. L. B. 스미스는 실러캔스 연구에 평생을 바쳤고, 실러캔스 발견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기도 했어요.
  • 실러캔스 고기는 기름기가 많고 요소와 지방 성분 때문에 먹으면 설사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식용으로는 인기가 없었어요.
  • 2013년 실러캔스 유전체 연구에서는 육상 생활에 필요한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조절 부위의 흔적도 찾아, 물고기가 육지로 올라오는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 실러캔스는 '라자로 분류군'의 가장 유명한 예이지만, 비슷한 사례로 멸종한 줄 알았다가 재발견된 동식물이 여럿 있어요. 나무 가운데에서는 메타세쿼이아가 화석으로 먼저 알려진 뒤 중국에서 살아 있는 나무가 발견된 사례예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실러캔스는 정말 수억 년 동안 변하지 않았나요?

겉모습이 고대 조상과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아요. 라티메리아속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고, 유전자도 계속 변해 왔어요. 다만 안정된 심해에서 비교적 천천히 진화해 온 것으로 여겨져요.

실러캔스가 사람과 친척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네. 실러캔스는 폐어, 네발 동물과 함께 육기어류에 속해요. 그래서 참치 같은 일반 물고기보다 사람과 계통적으로 더 가까워요.

실러캔스는 몇 종이 있나요?

살아 있는 종은 두 종이에요. 1938년 발견된 서인도양 실러캔스와 1997년 무렵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확인된 인도네시아 실러캔스예요. 화석종은 100종이 넘게 알려져 있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Coelacanth off Pumula on the KwaZulu-Natal South Coast, South Africa, on 22 November 2019.png — Bruce A.S. Henderson · CC BY 4.0
  2. Latimeria Chalumnae - Coelacanth - NHMW.jpg — Alberto Fernandez Fernandez · CC BY-SA 3.0
  3. Smith with the second coelacanth ever caught-transformed.png — Unknown authorUnknown author · Public domain
  4. West Indian Ocean Coelacanth (Latimeria chalumnae) holotype.jpg — Bernard DUPONT ·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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