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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 Struthio camelus

키가 2m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새로, 날지 못하는 대신 시속 70km로 달려요. 아프리카 사바나와 반사막에 살며 알도 새 가운데 가장 커요.

발가락이 두 개뿐인 유일한 새예요눈알 지름이 약 5cm로 육상 척추동물 중 가장 커요알 하나가 1.3~1.5kg, 달걀 20개 정도 무게예요발차기로 사자를 쫓아낼 만큼 힘이 세요머리를 모래에 묻는다는 건 오해예요

1. 개요

타조는 지금 지구에 살아 있는 새 가운데 가장 크고 무거운 새예요. 다 자란 수컷은 키가 2.5m를 넘기도 하고, 몸무게는 100kg을 훌쩍 넘어요. 웬만한 어른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셈이에요.

날개가 있지만 날지는 못해요. 대신 길고 튼튼한 두 다리로 시속 약 70km에 이르는 속도로 달릴 수 있어서, 두 발로 걷는 동물 가운데 가장 빠른 달리기 선수로 꼽혀요. 발가락이 두 개뿐인 새는 타조가 유일해요.

타조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부터 남아프리카까지, 탁 트인 사바나와 건조한 초원, 반사막에 살아요. 얼룩말이나 영양 같은 초식동물과 함께 풀밭을 거닐며, 긴 목과 큰 눈으로 멀리서 다가오는 포식자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파수꾼 역할도 해요.

알도 세계에서 가장 커요. 알 하나의 무게가 달걀 20개 이상과 맞먹어요. 이런 독특한 특징 덕분에 타조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깃털과 가죽, 알껍데기, 고기를 얻기 위해 사냥되거나 사육되었어요. 원래 타조로 묶였던 소말리타조가 2014년 무렵부터 별개의 종으로 인정되면서, 지금 '타조'는 보통 이 종(Struthio camelus)을 가리켜요.

2. 이름과 분류

타조
Charles J. Sharp · CC BY-SA 4.0

학명은 Struthio camelus예요. 속명 Struthio는 그리스어로 '참새' 또는 '새'를 뜻하는 strouthos에서 왔고, 종소명 camelus는 낙타라는 뜻이에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타조를 '낙타 참새(strouthokamelos)'라고 불렀는데, 긴 목과 다리, 뜨거운 사막을 견디는 모습, 그리고 뒤뚱거리는 걸음이 낙타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에요.

한국어 이름 타조(駝鳥)도 같은 생각에서 나왔어요. 타(駝)는 낙타를 뜻하는 한자라서, 타조는 그대로 '낙타 새'라는 뜻이에요. 중국과 일본에서도 같은 한자를 써요. 동서양이 각자 다른 언어로 이 새를 보고 똑같이 낙타를 떠올렸다는 점이 재미있어요.

영어 ostrich는 라틴어 avis struthio(타조 새)가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들어온 말이에요.

2.1. 아종과 소말리타조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타조의 아종은 다음과 같아요.

아종분포특징
북아프리카타조 S. c. camelus사헬 지대(서아프리카~수단)가장 큰 아종, 수컷 목이 붉은색, 정수리가 대머리처럼 보임
마사이타조 S. c. massaicus케냐·탄자니아번식기 수컷 목과 다리가 분홍빛
남아프리카타조 S. c. australis잠비아 남쪽~남아프리카수컷 목이 회색빛
아라비아타조 S. c. syriacus아라비아반도·시리아1960년대 무렵 멸종

아라비아타조는 사냥과 총기 보급으로 20세기 중반에 사라졌어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는 유전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알려진 북아프리카타조를 들여와 복원을 시도하고 있어요.

소말리타조(Struthio molybdophanes)는 에티오피아·소말리아·케냐 북부에 살며, 수컷의 목과 다리가 푸른빛을 띠는 회색이에요. 유전자 차이와 생태적 차이가 확인되면서 2014년 무렵부터 국제 조류 목록에서 별개의 종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IUCN에서는 취약(VU)으로 분류돼요.

3. 진화

타조는 '고악류(古顎類, 팔레오그나트)'라는 오래된 새 무리에 속해요. 이 무리에는 타조 외에도 남아메리카의 레아,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뮤와 화식조, 뉴질랜드의 키위, 그리고 날 수 있는 남아메리카의 티나무가 포함돼요. 멸종한 마다가스카르의 코끼리새와 뉴질랜드의 모아도 이 무리예요. 입천장 뼈의 구조가 원시적인 형태라서 붙은 이름이에요.

예전에는 이 새들이 공룡 시대 초대륙 곤드와나가 쪼개지면서 대륙마다 따로 남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유전자 연구 결과, 날 수 있는 티나무가 이 무리 한가운데에 끼어 있고, 뉴질랜드의 키위는 오스트레일리아 에뮤보다 멸종한 마다가스카르 코끼리새와 더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고악류의 조상이 날 수 있었고, 여러 계통이 각자 따로 날지 못하게 진화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어요.

유전자 분석에서 타조는 고악류 가운데 가장 먼저 갈라져 나온 계통으로 나타나요. 타조속의 화석은 약 2천만 년 전 무렵의 마이오세 지층에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견되고, 이후 유라시아로 널리 퍼졌어요. 빙하기에는 인도, 중국, 몽골에도 타조가 살았어요. 아시아타조(Struthio asiaticus) 같은 멸종 종이 알려져 있고, 중국과 몽골의 구석기 유적에서는 사람이 구멍을 뚫어 구슬로 만든 타조 알껍데기 조각이 나오기도 해요. 즉 타조는 한때 동아시아 초원에도 살았던 새예요.

4. 분포와 서식지

common ostrich mating in ngorongoro
common ostrich mating in ngorongoro
Markrosenrosen · CC BY-SA 4.0

지금 야생 타조는 아프리카에만 살아요. 서아프리카의 사헬 지대부터 동아프리카의 케냐와 탄자니아, 남쪽으로는 나미비아·보츠와나·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분포해요. 그러나 분포가 이어져 있지는 않고, 여러 지역에서 끊어진 채 흩어져 있어요. 특히 북아프리카 아종은 과거 수많은 나라에 걸쳐 살았지만 지금은 몇몇 나라의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어요.

타조가 좋아하는 곳은 시야가 탁 트인 땅이에요. 키 큰 풀이 듬성듬성 난 사바나, 짧은 풀이 자라는 건조한 초원, 덤불이 드문 반사막, 그리고 큰 사막의 가장자리가 대표적인 서식지예요. 빽빽한 숲이나 키 큰 풀숲은 포식자를 일찍 발견하기 어렵고 빨리 달리기도 힘들어서 피해요.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도 잘 버텨요. 먹이인 식물에서 수분을 얻고, 물웅덩이가 있으면 자주 찾아가 마시지만 며칠씩 물 없이도 견딜 수 있어요. 기온이 40도를 넘는 한낮에는 날개를 벌려 몸의 맨살 부분을 바람에 내놓아 열을 식혀요.

오스트레일리아에는 19세기 깃털 산업을 위해 들여온 타조가 농장에서 도망쳐 일부 지역에 야생화한 집단이 남아 있어요.

5. 신체 특징

타조는 암수의 생김새가 뚜렷하게 달라요. 수컷은 몸 깃털이 검고 날개와 꼬리 끝의 깃털이 하얘요. 암컷과 어린 새는 회갈색으로 수수해서 땅 위에서 알을 품을 때 눈에 덜 띄어요. 목과 다리는 깃털이 거의 없는 맨살이며, 아종에 따라 붉은색·분홍색·회색 등 색이 달라요.

항목수컷암컷
키약 2.1~2.75m약 1.75~1.9m
몸무게약 100~145kg약 63~100kg
알 무게약 1.3~1.5kg
달리기 속도순간 시속 약 70km, 장거리 시속 약 50km

5.1. 다리와 발

타조의 다리는 달리기에 특화된 구조예요. 허벅지에 커다란 근육이 몰려 있고, 그 아래쪽은 가늘고 긴 뼈와 힘줄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리를 빠르게 휘두르기 쉬워요. 한 걸음의 보폭이 전력 질주할 때 3~5m에 이르러요.

발가락은 두 개뿐이에요. 안쪽의 큰 발가락에는 두껍고 단단한 발톱이 있고, 바깥쪽의 작은 발가락은 균형을 잡는 데 써요. 발가락 수가 적을수록 땅에 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빨리 달리기에 유리한데, 말이 발굽 하나로 달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이 다리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해요. 타조는 앞쪽으로 내지르는 발차기를 하는데, 큰 발톱이 달려 있어 사자나 하이에나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고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숨진 사고도 있어요.

5.2. 눈·날개·깃털

타조의 눈은 지름이 약 5cm로, 육상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큰 눈이에요. 놀랍게도 눈 하나가 뇌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예요. 긴 속눈썹이 모래와 햇빛을 막아 주고, 높은 키와 큰 눈 덕분에 수 킬로미터 밖의 움직임도 알아챈다고 해요.

날개는 날지 못하는 대신 다른 용도로 쓰여요. 달리다 방향을 급히 바꿀 때 균형을 잡고, 구애할 때 펼쳐 과시하고, 더울 때는 그늘을 만들거나 바람을 쐬고, 추울 때는 몸을 덮어 체온을 지켜요. 날개 끝에는 작은 발톱이 남아 있기도 해요.

타조 깃털은 날 수 있는 새의 깃털과 구조가 달라요. 깃가지를 서로 걸어 매끈한 면을 만드는 갈고리 구조가 없어서 깃털이 부드럽고 풍성하게 흩날려요.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과거 패션 산업에서 귀하게 쓰였어요. 또 기름샘이 없어서 비가 오면 깃털이 잘 젖어요.

6. 생태와 습성

타조는 낮에 활동해요. 아침과 늦은 오후에 주로 먹이를 먹고, 가장 더운 한낮에는 그늘이나 시원한 곳에서 쉬어요. 밤에는 땅에 앉아 목을 길게 땅에 붙이거나 몸 위로 접고 잠을 자요.

무리 생활은 계절에 따라 달라져요. 번식기가 아닐 때는 5~50마리 정도가 느슨한 무리를 이루고, 건기에 물과 먹이를 따라 이동할 때는 수백 마리가 모이기도 해요. 번식기에는 수컷 한 마리가 영역을 정하고 여러 암컷과 짝을 이루는 무리로 나뉘어요.

타조는 얼룩말, 누, 영양, 기린 같은 초식동물과 자주 함께 다녀요. 시력이 좋은 타조가 먼 곳의 포식자를 먼저 발견하고, 냄새와 소리에 민감한 포유류가 가까운 위험을 알아채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해석이 있어요.

위협을 느끼면 대부분 달아나요. 달아날 수 없거나 알과 새끼를 지켜야 할 때는 날개를 펼쳐 몸을 크게 보이게 하고 쉿쉿 소리를 내며 맞서고, 마지막에는 발차기로 공격해요. 몸을 숨기고 싶을 때는 땅에 엎드려 목을 땅바닥에 평평하게 붙이는데, 이 자세가 멀리서 보면 머리를 모래에 묻은 것처럼 보여 유명한 오해를 낳았어요.

7. 먹이

타조는 주로 식물을 먹는 잡식성 새예요. 풀, 잎, 씨앗, 뿌리, 꽃, 열매 등 다양한 식물을 부리로 뜯어 먹고, 기회가 되면 메뚜기 같은 곤충, 도마뱀, 작은 설치류도 잡아먹어요. 다만 식단의 대부분은 식물이에요.

이빨이 없는 대신 작은 돌과 자갈을 삼켜요. 이 돌들은 근육질 위(모래주머니)에 모여 질긴 식물을 맷돌처럼 갈아 줘요. 다 자란 타조의 모래주머니에는 1kg이 넘는 돌이 들어 있기도 해요. 이 습성 때문에 사육 상태의 타조는 동전, 못, 열쇠 같은 반짝이는 물건을 삼켜 탈이 나는 일이 생겨요.

먹을 때는 부리로 먹이를 쪼아 목 윗부분에 모아 두었다가, 어느 정도 모이면 한 덩어리로 넘겨요. 그래서 타조가 먹이를 삼킬 때 긴 목을 따라 덩어리가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소화관이 아주 길어서 질긴 식물에서도 영양분을 최대한 뽑아내요.

8. 번식과 일생

번식기가 되면 수컷의 부리와 목, 다리 앞쪽의 맨살이 붉거나 분홍빛으로 진해져요. 수컷은 영역을 정하고 '부우-부우-' 하는 사자 울음 같은 낮은 소리를 내며 경쟁자를 쫓아내요. 암컷 앞에서는 땅에 주저앉아 날개를 번갈아 크게 펄럭이고 목을 좌우로 흔드는 구애춤을 춰요.

타조의 번식 체계는 독특해요. 수컷은 땅을 얕게 파서 지름 1~3m 정도의 둥지를 만들고, 가장 우위에 있는 암컷(주 암컷)이 먼저 알을 낳아요. 이어서 다른 암컷들(부 암컷)도 같은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나요. 그래서 한 둥지에 20개가 넘는 알이 모이기도 해요. 주 암컷과 수컷이 함께 다 품을 수 없을 만큼 많아지면, 주 암컷은 자기 알을 구별해 가운데에 두고 다른 암컷의 알을 가장자리로 밀어내요. 가장자리 알은 포식자에게 먼저 먹히는 완충 역할을 하게 돼요.

포란은 암수가 나눠 맡아요. 몸 색이 수수한 암컷이 낮에, 검은 수컷이 밤에 품는 경우가 많은데, 각자의 몸 색이 그 시간대에 눈에 덜 띄기 때문이에요. 포란 기간은 약 42~46일이에요.

단계시기특징
알약 42~46일공동 둥지, 암수 교대로 포란
새끼부화 직후몸무게 약 1kg, 고슴도치처럼 뻣뻣한 줄무늬 털
어린 새1~4개월하루에 약 1cm씩 자라고 부모를 따라다님
아성조4개월~2년회갈색 깃털, 무리 지어 생활
성숙암컷 약 2~3년, 수컷 약 3~4년번식 시작

새끼는 부화 직후부터 걸을 수 있고, 며칠 안에 부모를 따라 먹이를 찾아 나서요. 여러 가족이 만나면 새끼들이 한데 섞여 한 쌍의 어른이 수십, 때로는 100마리가 넘는 새끼를 함께 돌보는 '탁아소'가 생기기도 해요. 그래도 사자·하이에나·자칼·맹금류의 공격으로 첫해에 살아남는 새끼는 많지 않아요.

야생에서는 30~4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육 상태에서는 그보다 오래 산 기록도 있어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타조는 흔히 '뇌가 작아 멍청한 새'로 놀림받지만, 실제로는 자기에게 필요한 일을 잘 해내는 새예요. 뇌가 눈보다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많은 알 가운데 자기 알을 구별하고, 먼 곳의 포식자를 알아채고, 무리 속에서 서열을 유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요.

의사소통은 소리와 몸짓으로 해요. 수컷이 목을 부풀려 내는 낮은 울음소리는 멀리까지 들려서, 처음 들으면 사자 소리로 착각하기 쉬워요. 그 밖에 쉿쉿 소리, 부리를 딱딱거리는 소리, 새끼가 내는 휘파람 같은 소리가 있어요. 날개와 꼬리의 위치, 목의 각도로도 기분과 서열을 드러내요.

타조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역시 달리기예요. 시속 70km에 가까운 순간 속도도 대단하지만, 시속 50km 정도의 속도로 30분 가까이 달릴 수 있다는 지구력이 더 놀라워요. 연구자들은 타조의 다리 힘줄이 용수철처럼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돌려줘서 아주 적은 에너지로 빠르게 달릴 수 있다고 설명해요. 이 원리는 두 발로 걷는 로봇과 의족 연구에도 참고되고 있어요.

10. 천적과 생존

다 자란 타조를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은 사자, 표범, 치타, 하이에나, 아프리카들개 정도예요. 그것도 타조가 쉬고 있거나 방심했을 때를 노려야 하고, 정면 대결에서는 발차기에 크게 다칠 위험이 있어요.

알과 새끼는 훨씬 많은 동물의 표적이 돼요. 자칼, 하이에나, 몽구스, 독수리와 맹금류가 새끼를 노리고, 알은 특히 이집트독수리가 돌을 부리로 집어 던져 깨 먹는 것으로 유명해요. 이렇게 도구를 쓰는 새는 드물어서 동물 행동학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어미는 포식자가 둥지에 다가오면 다친 척 날개를 끌며 비틀거려 포식자의 관심을 자기에게 돌리는 '의상 행동'을 하기도 해요.

11. 인간과의 관계

사람과 타조의 관계는 아주 오래되었어요. 남아프리카에서는 약 6만 년 전 사람들이 타조 알껍데기에 기하학적 무늬를 새기고 물통으로 쓴 흔적이 발견되었어요. 알껍데기를 잘게 깨서 구멍을 뚫은 구슬은 수만 년 전부터 장신구로 만들어졌고, 지금도 아프리카 남부의 산족 사회 등에서 전통 공예로 이어지고 있어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타조 깃털이 진리와 정의의 여신 마아트의 상징이었어요. 사후 세계에서 죽은 사람의 심장을 마아트의 깃털과 저울에 달아,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우면 벌을 받는다고 믿었어요.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로마에서도 타조는 귀한 사냥감이자 구경거리였어요.

18~19세기에는 유럽 귀부인들 사이에서 타조 깃털 장식 모자가 크게 유행했어요. 야생 타조를 마구 사냥해 깃털을 뽑다 보니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고, 19세기 중반부터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타조 농장이 생겨났어요. 깃털 가격이 한때 같은 무게의 금에 맞먹을 정도였다고 해요. 그러다 20세기 초 자동차의 등장과 패션의 변화, 제1차 세계대전으로 깃털 산업은 무너졌어요.

현대에는 고기, 가죽, 알을 얻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타조를 사육해요. 타조 고기는 붉은 살코기로 지방이 적고, 타조 가죽은 깃털이 뽑힌 자리의 돌기 무늬가 특징이라 고급 가죽 제품에 쓰여요.

한국에서도 1990년대 후반 무렵 타조 농장이 하나의 유행처럼 생겨났어요. 새로운 소득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장이 크게 자리 잡지 못해 많은 농장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관광 농장이나 체험 농장 형태로 일부 남아 있어요. 다만 아무리 오래 사육되었다 해도 타조는 강한 힘과 예민한 성격을 가진 대형 동물이에요. 개인이 애완동물처럼 기를 수 있는 동물이 아니고, 체험 농장에서도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손으로 줄 때는 직원의 안내를 따라야 해요.

12. 보전 현황

IUCN 적색목록에서 타조(Struthio camelus)는 관심대상(LC)이에요. 남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에서는 국립공원과 보호구역, 넓은 목장 지대에 비교적 안정적인 개체군이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전 세계 야생 개체 수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 자료마다 차이가 커요. 전반적으로는 감소 추세라고 평가돼요.

지역별로 보면 상황이 크게 달라요. 사헬 지대의 북아프리카 아종은 사냥, 가축 방목으로 인한 서식지 악화, 내전과 총기 확산으로 크게 줄어서 여러 나라에서 사실상 사라졌어요. 니제르와 차드 등에서는 남은 개체를 보호하고 사육 번식한 개체를 다시 풀어 주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고기·깃털·알을 노린 사냥과 알 채집
  • 농경지 확대와 과도한 방목에 따른 서식지 감소
  • 울타리와 도로로 인한 이동로 단절
  • 사육 타조와의 교잡으로 인한 야생 집단의 유전적 고유성 상실
  • 사막화와 가뭄

타조의 국제 거래는 지역에 따라 규제돼요. 북아프리카 아종 일부 개체군은 CITES 부속서 I에 올라 있어 국제 거래가 엄격히 제한돼요. 한국의 국내법상 별도 보호 등급은 없어요.

13. 동물원에서

타조는 동물원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새예요. 아프리카 사바나 전시관에서 기린, 얼룩말, 영양과 함께 넓은 방사장에 섞어 기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여러 종을 함께 기르면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지만, 타조가 놀라서 갑자기 달리다 울타리에 부딪히거나 다른 동물과 충돌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공간이 충분히 넓어야 해요.

사육 타조에게 흔한 문제는 이물질을 삼키는 사고, 미끄러운 바닥에서 다리를 다치는 사고, 추운 겨울의 동상 등이에요. 그래서 관람객이 던진 물건을 삼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한국처럼 겨울이 추운 곳에서는 난방이 되는 실내 공간도 꼭 필요해요.

체험형 시설에서 사람이 타조를 타거나 손으로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동물 복지와 안전 측면에서 비판이 많아요. 타조 경주나 타조 타기는 몇몇 나라에서 관광 상품으로 운영되지만, 동물에게 스트레스와 부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14. 대중문화 속 타조

타조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표현은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묻는다'는 말이에요. 위험이나 문제를 외면하고 모른 척하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로, 이를 '타조 효과' 또는 '타조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경제학에서는 투자자가 시장이 나쁠 때 계좌를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경향을 가리켜 쓰기도 해요. 실제 타조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데도,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 대(大)플리니우스가 남긴 기록 이후 이 오해가 2천 년 가까이 이어져 왔어요.

고대 이집트의 마아트 깃털, 기독교 미술에서 타조 알을 교회에 매다는 풍습처럼 타조는 종교적 상징으로도 쓰였어요. 동방 정교회와 콥트 교회의 일부 교회에서는 지금도 천장에 타조 알을 매달아 두는 전통이 있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디즈니 「판타지아」(1940)의 발레 장면에 등장하는 타조들이 유명해요. 여러 만화와 광고에서 타조는 빠르고 엉뚱한 캐릭터로 자주 그려져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전과 우표에도 타조가 그려진 적이 있어요.

15. 여담

  • 타조 알 하나를 삶아 익히려면 1시간이 훨씬 넘게 걸려요. 알 하나로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큰 오믈렛을 만들 수 있어요.
  • 알껍데기는 두께가 약 2mm로 매우 단단해서, 칼라하리 사막의 사람들은 빈 껍데기에 물을 담아 모래 속에 묻어 두고 건기에 꺼내 마셨어요.
  • 타조는 오줌과 똥을 따로 배출하는 거의 유일한 새예요. 대부분의 새는 하나의 구멍으로 한꺼번에 내보내요.
  • 타조는 이빨 대신 돌을 삼키는데, 과학자들은 고대 공룡 화석 속 돌(위석)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타조의 모래주머니를 연구하기도 했어요.
  • 타조의 눈은 뇌보다 크다는 이야기 때문에 '머리가 나쁜 새'라는 놀림을 받지만, 실제 생존 능력은 아주 뛰어나요.
  • 1990년대 한국의 타조 농장 열풍 때는 타조 알 공예품, 타조 고기 요리 등이 지역 특산품으로 홍보되기도 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타조는 정말 위험하면 머리를 모래에 묻나요?

아니에요. 땅을 판 둥지에서 알을 굴리거나 위협을 느껴 목을 땅에 바짝 붙이고 엎드린 모습이 멀리서 보면 머리를 묻은 것처럼 보여서 생긴 오해예요. 실제로 위험하면 빠르게 달아나거나 발차기로 맞서요.

한국 타조 농장의 타조는 야생 타조와 같나요?

종은 같지만, 농장 타조는 고기·가죽·깃털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길러진 혼혈 계통이 많아요. 야생 타조는 넓은 아프리카 초원을 무리 지어 이동하며 살아가는 동물이라, 좁은 우리에서 키우거나 애완동물처럼 다룰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에요.

타조 알은 얼마나 단단해요?

껍데기 두께가 약 2mm로 아주 단단해서 어른이 올라서도 깨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이집트독수리는 돌을 던져 깨 먹고, 아프리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빈 알 껍데기를 물통으로 썼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Struthio camelus - Etosha 2014 (3).jpg — Yathin S Krishnappa · CC BY-SA 4.0
  2. Common ostrich (Struthio camelus australis) male running composite.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3. Common ostrich mating in ngorongoro.jpg — Markrosenrosen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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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홍학
큰홍학가장 크고 널리 퍼진 홍학으로, 짠 호수와 갯벌에서 머리를 거꾸로 숙여 물을 걸러 먹어요. 분홍빛은 먹이 속 색소에서 와요.
조류LC · 관심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