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해가 지고 바위 절벽 위로 어둠이 내려앉으면, 낮고 묵직한 '부-웅, 부-웅' 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져요. 이 소리의 주인공이 수리부엉이예요. 올빼미목 올빼미과에 속하며, 몸길이가 70cm를 넘는 개체도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올빼미류 가운데 하나로 꼽혀요.
주황색으로 빛나는 커다란 눈, 머리 위로 쫑긋 솟은 귀깃, 갈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촘촘한 깃털이 특징이에요. 유럽 서쪽 끝 이베리아반도부터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 한반도와 중국까지 유라시아 대륙에 넓게 퍼져 살아요.
쥐와 토끼는 물론이고 고슴도치, 오리, 꿩, 심지어 다른 올빼미와 매까지 잡아먹어서 '밤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한국에서는 1년 내내 머무는 텃새로, 바위산이나 강가 절벽, 오래된 채석장 같은 곳에 드물게 살아요.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보호받고 있어요.
2. 이름과 분류

p.d. johnson · CC BY 2.0
학명은 Bubo bubo로, 속명과 종소명이 똑같아요. Bubo는 라틴어로 부엉이를 가리키는 말인데, 부엉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에서 왔다고 보는 견해가 많아요. 이렇게 속명과 종소명이 같은 학명을 '동어반복명'이라고 하며, 그 속을 대표하는 종에 자주 붙어요.
한국어 이름 수리부엉이는 '수리처럼 큰 부엉이'라는 뜻이에요. 한국어에서는 머리에 귀처럼 솟은 깃털이 있는 올빼미류를 부엉이, 없는 것을 올빼미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어요. 그래서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솔부엉이 같은 이름이 생겼어요. 다만 솔부엉이는 귀깃이 없는데도 부엉이라는 이름이 붙는 등 예외도 있어서, 이 구분은 과학적 분류라기보다 민간의 구분이에요.
수리부엉이속(Bubo)에는 아메리카수리부엉이(큰뿔부엉이), 인도수리부엉이, 아프리카의 여러 수리부엉이가 포함되고, 최근 분자 연구에 따라 흰올빼미도 이 속에 들어갔어요. 블래키스턴물고기잡이부엉이처럼 물고기를 잡는 부엉이들도 가까운 친척이에요.
2.1. 아종
넓은 분포 때문에 10여 개 이상의 아종이 기재되어 있어요. 대체로 북쪽과 동쪽의 개체가 크고 색이 연하며, 남쪽 건조 지역의 개체는 작고 색이 옅거나 모래색에 가까워요.
| 아종 | 분포 | 특징 |
|---|---|---|
| B. b. bubo | 유럽 중·북부 | 기준 아종, 짙은 갈색 |
| B. b. hispanus | 이베리아반도 | 작고 색이 옅음 |
| B. b. sibiricus | 서시베리아·우랄 | 매우 연한 색, 큰 편 |
| B. b. yenisseensis | 중부 시베리아 | 크고 회색빛 |
| B. b. turcomanus | 중앙아시아 초원 | 연한 모래색 |
| B. b. kiautschensis | 중국 동부·한반도 | 작고 짙은 편 |
| B. b. ussuriensis | 러시아 극동 | 중간 크기 |
한반도의 수리부엉이가 어느 아종에 속하는지는 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정리되어 있어요. 한때 같은 종으로 묶였던 북아프리카의 파라오수리부엉이와 인도수리부엉이는 지금은 대부분 별개의 종으로 봐요.
3. 진화
올빼미목은 아주 오래된 새 무리예요. 올빼미와 닮은 새의 화석은 공룡이 사라진 직후인 팔레오세 지층에서도 발견되며, 6천만 년 가까이 밤의 사냥꾼으로 살아온 셈이에요. 흥미롭게도 분자 연구에서는 올빼미가 매나 수리보다 쥐새·트로곤·딱따구리 등과 함께 묶이는 무리에 더 가깝다고 나와, 낮의 맹금류와는 따로 사냥 능력을 발달시켰다는 해석이 많아요.
수리부엉이속은 수백만 년 전 구대륙에서 분화했다고 추정되며, 수리부엉이와 가까운 종들은 그 이후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로 퍼져 나갔어요. 아메리카의 큰뿔부엉이는 생김새와 생태가 수리부엉이와 매우 비슷해서,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서로 다른 대륙에서 비슷한 자리를 차지한 사례로 꼽혀요.
유럽의 플라이스토세 동굴 퇴적층에서는 수리부엉이 뼈가 자주 나와요. 빙하기 사람들이 살던 동굴에서 함께 발견되기도 하고, 프랑스 쇼베 동굴 벽에는 3만 년도 더 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올빼미 그림이 있어 사람과 부엉이의 인연이 아주 오래되었음을 보여 줘요.
4. 분포와 서식지

수리부엉이는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에 살아요. 서쪽으로는 이베리아반도와 프랑스, 북쪽으로는 스칸디나비아와 시베리아 타이가, 남쪽으로는 지중해 연안과 중동, 이란, 히말라야 북쪽, 동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극동, 한반도까지 분포해요. 일본에서는 매우 드물어요.
서식지의 핵심은 바위예요. 절벽, 암벽, 깊은 협곡, 강가의 벼랑처럼 둥지를 틀 바위 턱이 있고, 그 주변에 사냥하기 좋은 숲 가장자리, 초지, 농경지, 습지가 섞여 있는 곳을 좋아해요. 바위가 없는 지역에서는 큰 나무 밑동, 오래된 맹금류 둥지, 땅 위 쓰러진 나무 아래에서 번식하기도 해요. 최근 유럽에서는 채석장이나 오래된 건물, 심지어 도시 공원의 건물 위에서 번식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요.
한반도에서는 전국의 바위산과 강가 절벽에 띄엄띄엄 살아요. 한강·낙동강·금강 수계의 절벽이나 해안 절벽, 섬 지역에서도 번식이 확인되어요. 해발 고도가 높은 깊은 산보다는 사람 사는 곳과 가까운 낮은 산지와 하천 주변에서 의외로 자주 발견돼요.
20세기 중반 유럽에서는 사냥과 독극물로 서유럽 여러 지역에서 사라졌지만, 독일·스웨덴 등에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서 다시 넓은 지역으로 돌아왔어요.
5. 신체 특징
수리부엉이는 맹금류가 대개 그렇듯 암컷이 수컷보다 커요. 몸집은 분포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며, 북쪽 집단이 가장 크고 남쪽 건조 지역 집단이 작아요.
| 항목 | 수컷 | 암컷 |
|---|---|---|
| 몸길이 | 약 56~65cm | 약 60~75cm |
| 날개 편 길이 | 약 1.4~1.7m | 약 1.6~1.9m |
| 몸무게 | 약 1.5~2.8kg | 약 1.8~4.2kg |
두툼한 깃털 때문에 실제보다 훨씬 커 보이지만, 깃털을 걷어내면 몸통은 생각보다 홀쭉해요.
5.1. 눈과 귀
수리부엉이의 눈은 머리 크기에 비해 매우 커서, 안구가 둥근 공 모양이 아니라 원통형이에요. 이런 구조 덕분에 적은 빛도 많이 모을 수 있지만, 눈알을 굴릴 수는 없어요. 대신 목뼈가 사람의 두 배인 14개나 되고 혈관 구조가 특별해서, 머리를 좌우로 약 270도까지 돌려도 뇌로 가는 혈액이 끊기지 않아요.
머리 위에 솟은 귀깃은 귀가 아니에요. 진짜 귀는 얼굴 양옆 깃털 속에 숨어 있어요. 많은 올빼미류처럼 좌우 귀 구멍의 위치와 모양이 조금 달라서, 소리가 양쪽 귀에 도착하는 시간과 크기 차이를 이용해 먹잇감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알아내요. 얼굴의 둥근 깃털(안반)은 접시 안테나처럼 소리를 모아 귀로 보내는 역할을 해요. 귀깃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나뭇가지처럼 보이게 위장하는 데 쓰인다고 여겨져요.
5.2. 깃털과 발
날개깃 앞가장자리에는 빗살처럼 가는 톱니가 있고, 깃털 표면은 벨벳처럼 부드러워요. 이런 구조가 공기 흐름을 흩뜨려 날갯짓 소리를 거의 없애 줘요. 그래서 수리부엉이는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먹잇감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용히 다가갈 수 있어요.
다리와 발가락은 깃털로 덮여 있고, 발가락은 앞에 두 개, 뒤에 두 개로 바꿀 수 있어서 먹잇감을 단단히 움켜쥐기 좋아요. 발톱은 검고 날카로우며, 쥐는 힘이 매우 강해 토끼 정도의 동물도 단번에 제압해요.
6. 생태와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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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는 주로 해 질 녘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는 야행성 새예요. 낮에는 바위 틈이나 나뭇가지가 우거진 곳에 몸을 붙이고 꼼짝 않고 쉬는데, 깃털 색이 바위와 나무껍질과 비슷해서 바로 옆을 지나가도 알아채기 어려워요. 그런데 까치나 까마귀에게 들키면 수십 마리가 몰려와 시끄럽게 울며 쫓아내려 하는데, 이를 '모빙'이라고 해요.
한 쌍은 대개 평생 짝을 유지하며 같은 영역에서 오래 살아요. 영역 넓이는 먹이 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수 제곱킬로미터에서 수십 제곱킬로미터예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수컷이 영역 안에서 낮게 울며 영역을 알리고, 암컷이 화답하며 이중창을 하기도 해요.
대부분 지역에서 이동하지 않는 텃새이지만, 북쪽 지방의 개체 일부는 먹이가 부족한 겨울에 남쪽으로 내려가요. 어린 새는 가을이 되면 부모의 영역을 떠나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자기 영역을 찾아요.
7. 먹이
수리부엉이는 먹이를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 사냥꾼이에요. 연구된 먹이 목록을 모으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곤충까지 수백 종에 이르러요.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들쥐와 집쥐 같은 설치류, 멧토끼와 집토끼예요. 그 밖에도 고슴도치, 족제비류, 새끼 여우, 오리·꿩·비둘기·갈매기 같은 새, 개구리와 뱀, 물고기까지 잡아요.
특히 다른 맹금류를 사냥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소쩍새·칡부엉이·올빼미 같은 작은 올빼미류, 말똥가리, 황조롱이와 송골매 같은 매류도 수리부엉이의 먹잇감이 될 수 있어요. 이 때문에 수리부엉이가 사는 지역에서는 다른 맹금류가 둥지 위치를 바꾸거나 개체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해요.
사냥은 주로 높은 횃대에 앉아 기다리다가 소리나 움직임을 감지하면 조용히 활공해 덮치는 방식이에요. 땅 위를 걸어 다니며 먹잇감을 찾기도 해요. 작은 먹이는 통째로 삼키고, 큰 먹이는 부리로 찢어 먹어요. 소화되지 않는 뼈와 털은 뭉쳐서 입으로 토해 내는데, 이를 '펠릿'이라고 해요. 둥지와 쉼터 주변의 펠릿을 분석하면 무엇을 먹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어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돼요.
8. 번식과 일생
수리부엉이는 아주 이른 시기에 번식을 시작해요. 한반도에서는 대개 1~3월에 알을 낳는데, 아직 눈이 남아 있는 한겨울에 알을 품는 셈이에요. 둥지는 따로 짓지 않고 절벽 바위 턱이나 바위 틈의 흙바닥을 살짝 오목하게 파서 알을 낳아요.
한 번에 낳는 알은 보통 2~4개이고, 하루에서 며칠 간격으로 낳아요. 포란은 암컷이 맡고, 수컷은 밤마다 먹이를 사냥해 둥지로 날라 줘요. 포란 기간은 약 34~36일이에요. 새끼는 하얀 솜털에 덮여 태어나며, 처음 몇 주는 암컷이 둥지를 지키며 고기를 잘게 찢어 먹여요.
| 단계 | 시기 | 특징 |
|---|---|---|
| 알 | 0~36일 | 암컷이 품고 수컷이 먹이 공급 |
| 솜털 새끼 | 부화 후 0~3주 | 흰 솜털, 어미가 고기를 찢어 줌 |
| 둥지 주변 걷기 | 약 5주 | 아직 날지 못하지만 둥지 밖 바위로 걸어 나감 |
| 첫 비행 | 약 7~9주 | 짧은 거리를 날기 시작 |
| 부모 의존기 | 첫 비행 후 2~3개월 | 부모에게 먹이를 받으며 사냥 연습 |
| 분산 | 가을 | 부모 영역을 떠나 자기 영역을 찾음 |
| 번식 개시 | 보통 2~3년 | 짝과 영역을 얻은 뒤 |
새끼들이 날기 전에 둥지 밖으로 걸어 나오는 시기에 사람이 보고 '어미 잃은 새끼'로 오해해 데려가는 일이 있는데, 대부분은 부모가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그대로 두어야 해요.
야생에서의 수명은 보통 15~20년 정도로 알려져 있고, 사육 상태에서는 50~60년 가까이 살았다는 기록도 전해져요. 다만 매우 오래된 기록은 정확성에 대해 자료마다 차이가 있어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수리부엉이의 울음소리는 낮고 굵은 '부-웅' 또는 '우-후' 소리로, 사람 귀에는 조용한 밤에 수 km 떨어진 곳까지 들린다고 해요. 수컷의 소리가 더 낮고 암컷은 조금 높고 거칠어요. 울 때는 하얀 목 깃털을 부풀려 드러내는데, 이 흰 반점이 어둠 속에서 신호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 밖에도 위협할 때 부리를 딱딱 부딪히는 소리, 새끼가 먹이를 조를 때 내는 쉰 소리, 경고할 때 내는 짖는 듯한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내요.
위협을 느끼면 날개를 활짝 펼치고 깃털을 부풀려 몸을 두 배쯤 크게 보이게 하고, 쉿쉿 소리를 내며 부리를 부딪혀요. 이 과시 자세는 꽤 위압적이라 여우나 개도 물러서게 만들어요.
수리부엉이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역시 감각이에요. 낮은 빛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는 시력과 소리만으로 먹잇감의 위치를 알아내는 청력을 함께 써서,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어둠 속에서도 정확하게 사냥해요. 깃털의 소음 감소 구조는 비행기와 선풍기 날개, 풍력발전기의 소음을 줄이는 연구에도 영감을 주고 있어요.
10. 천적과 생존
다 자란 수리부엉이는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어서 천적이 거의 없어요. 드물게 검독수리나 참매와 다투다 죽는 경우, 여우·담비·오소리 같은 포유류가 땅 가까운 둥지의 알과 새끼를 노리는 경우가 있는 정도예요.
오히려 사람이 만든 구조물이 가장 큰 위협이에요. 수리부엉이는 넓은 날개를 펼치고 전신주에 앉았다가 두 전선에 동시에 닿아 감전되는 사고가 아주 많아요. 유럽 여러 나라에서 감전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한국에서도 전신주 아래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사례가 보고돼요. 그 밖에 도로에서 차와 부딪히는 사고, 철조망·유리창 충돌, 쥐약을 먹은 쥐를 잡아먹어 생기는 2차 중독도 큰 문제예요.
11. 인간과의 관계
유럽에서는 수리부엉이가 사냥감인 꿩과 토끼를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해로운 동물로 취급되었어요.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사냥과 독극물, 둥지 파괴가 이어지면서 독일·네덜란드·벨기에 등 서유럽 여러 지역에서 거의 사라졌어요. 또 수리부엉이를 미끼로 묶어 두고 이를 공격하러 몰려드는 다른 맹금류를 사냥하는 방식도 쓰였어요. 1960년대 이후 보호와 복원이 시작되면서 많은 지역에 다시 돌아왔어요.
반대로 최근에는 수리부엉이가 너무 많아져서 생기는 갈등도 있어요. 복원된 지역에서는 송골매나 다른 희귀 조류를 잡아먹어 다른 종의 보전과 부딪히는 문제가 논의되기도 해요. 또 쥐를 많이 잡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고마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해요.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부엉이를 재물을 모으는 새로 여기는 민간 인식이 있었어요. 부엉이가 먹이를 둥지에 쌓아 두는 습성 때문에 '부엉이 곳간'이라는 말이 생겼고, 집에 부엉이 장식을 두면 재물이 모인다는 속설도 있어요. 반면 밤에 우는 소리 때문에 불길한 새로 보는 시각도 함께 있었어요. 20세기 후반에는 민간요법에 쓰인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밀렵 피해를 입기도 했어요.
12. 보전 현황
IUCN 적색목록에서 수리부엉이는 관심대상(LC)이에요. 분포가 매우 넓고, 전 세계 개체 수는 수십만 마리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에요. 유럽에는 수만 쌍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료마다 차이가 있어요. 서유럽에서는 복원 덕분에 늘어난 지역이 많지만, 동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 추세가 보고되기도 해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전신주 감전과 송전선·풍력발전기 충돌
- 도로 교통사고
- 쥐약 등으로 인한 2차 중독과 농약
- 채석·개발로 인한 번식 절벽 훼손
- 번식기 암벽 등반·사진 촬영 등 인간의 방해
- 밀렵과 불법 거래
한국에서는 국가유산청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에요. 국제적으로는 CITES 부속서 II에 올라 있어요. 한국의 번식 개체 수는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지만 수백 쌍 수준으로 추정하는 의견이 있어요.
보호를 위해 전력회사들이 전신주에 절연 덮개를 씌우고 새가 앉기 쉬운 횃대를 따로 설치하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번식기에는 알려진 둥지 주변의 출입을 자제하고, 사진 촬영을 위해 둥지에 가까이 가거나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13. 동물원에서
수리부엉이는 동물원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올빼미예요. 사육 환경에 적응하는 편이고 번식도 잘 되는 편이어서, 유럽의 복원 사업에 쓰인 개체 상당수가 사육 번식으로 태어났어요. 다만 야행성이라 낮에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에요.
최근 몇몇 나라에서는 '부엉이 카페'처럼 대형 올빼미를 사람 가까이 두고 만지거나 사진을 찍게 하는 영업이 문제로 지적돼요. 밝은 조명과 소음, 끊임없는 손길은 야행성 맹금류에게 큰 스트레스이고, 발을 묶어 두는 방식은 비행 능력과 건강을 해쳐요.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인기 때문에 올빼미를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었지만, 수리부엉이는 수 kg의 먹이를 매일 먹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야생 맹금류예요.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이라 허가 없이 기르는 것 자체가 불법이에요.
14. 대중문화 속 수리부엉이
올빼미와 부엉이는 동서양 모두에서 지혜와 불길함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상징이에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새로 여겨졌는데, 이때의 새는 작은 금눈쇠올빼미에 가까워요. 반면 고대 로마에서는 부엉이 울음이 죽음이나 재앙을 알린다고 믿었어요.
한국 문화에서는 '부엉이 살림'이라는 말이 있어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불어나는 살림을 뜻하는데, 부엉이가 둥지에 먹이를 쌓아 두는 모습에서 나온 표현이에요. 뜻밖에 큰 재물을 얻었을 때 '부엉이 집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부엉이 그림이나 조각을 재물을 부르는 부적처럼 여기는 풍습도 있어요.
일본에서는 부엉이를 뜻하는 말이 '고생이 없다', '복이 온다'와 발음이 비슷해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요. 동유럽과 북유럽의 민담에서는 숲의 정령이나 마녀의 동반자로 등장하기도 해요.
현대 대중문화에서는 판타지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편지 배달 올빼미들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어요. 이런 작품에는 수리부엉이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그 뒤 몇몇 나라에서 올빼미를 애완용으로 사려는 사람이 늘었다가 버려지는 일이 생겨 보호 단체들이 경고를 내기도 했어요.
15. 여담
- 수리부엉이는 고슴도치를 잡아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이에요. 가시를 피해 배 쪽부터 먹고 가시 달린 껍질은 남겨 둬요.
- 둥지 주변에는 먹다 남긴 먹이와 펠릿이 쌓여 있어서, 번식지를 찾을 때 이런 흔적이 중요한 단서가 돼요.
- 핀란드 헬싱키의 한 축구 경기장에 2007년 수리부엉이가 날아들어 경기가 잠시 중단된 일이 있었고, 이후 핀란드 축구 대표팀의 별명이 '부엉이(Huuhkajat)'가 되었어요.
- 눈 색이 짙은 주황색인 것은 해 질 녘과 새벽에 활동하는 올빼미류의 특징이라는 견해가 있어요. 완전히 밤에만 활동하는 올빼미는 눈이 검은 경우가 많아요.
- 날개를 접고 앉아 있으면 귀깃 때문에 고양이 얼굴처럼 보여서, 일부 지역에서는 '고양이 머리 새'에 해당하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부엉이와 올빼미는 뭐가 달라요?
한국어에서는 보통 머리에 귀처럼 솟은 깃털(귀깃)이 있으면 부엉이, 없으면 올빼미라고 불러요. 다만 생물 분류와 딱 맞는 기준은 아니라서, 둘 다 같은 올빼미목에 속하는 친척이에요.
한국 어디에 살아요?
전국의 바위산, 강가 절벽, 채석장 주변 등에 드물게 살아요. 겨울이 끝나기 전인 1~3월에 일찍 알을 낳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번식지 근처 출입을 특히 조심해야 해요.
길에서 다친 수리부엉이를 보면 어떻게 해요?
맨손으로 잡지 말고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나 시·군청에 연락하세요. 발톱이 매우 강해 크게 다칠 수 있어요. 천연기념물이라 허가 없이 데려가 기르는 것은 불법이에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 Bubo bubo 3 (Martin Mecnarowski).jpg — Martin Mecnarowski (http://www.photomecan.eu/) · CC BY-SA 3.0
- Baby Siberian eagle-owls, Screech Owl Sanctuary.jpg — p.d. johnson · CC BY 2.0
- Brütendes Weibchen.JPG — Martin Lindner · CC BY-SA 3.0
- Bubo bubo02.jpg — Johnsonwang6688 · CC BY-SA 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