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야생동물 백과 › 무척추동물 › 보름달물해파리

보름달물해파리 Aurelia aurita

투명한 우산에 네 개의 고리 무늬가 비치는 흔한 해파리예요. 뇌 없이도 5억 년을 살아온 해파리 무리의 대표로, 한국 연안에서 대량 발생하기도 해요.

몸의 95% 이상이 물이에요뇌 대신 몸 전체에 신경망이 퍼져 있어요폴립 단계에서 복제하며 수를 폭발적으로 늘려요독이 약해 사람에게는 대개 따끔한 정도예요

1. 개요

투명한 우산 한가운데 네 잎 클로버 같은 고리 무늬가 비치는 해파리, 수족관에서 조명을 받으며 천천히 오르내리는 그 해파리가 보름달물해파리예요. 전 세계 바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해파리 중 하나로, 학명은 오랫동안 Aurelia aurita로 불렸어요.

보름달물해파리는 뇌도, 심장도, 뼈도 없어요. 몸의 95% 이상이 물이고, 우산을 오므렸다 폈다 하며 천천히 헤엄쳐요. 그런데도 5억 년 넘게 바다에서 살아온 해파리 무리의 대표 선수이고, 조건만 맞으면 순식간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놀라운 번식력을 가졌어요.

한국 바다에서도 보름달물해파리는 아주 친숙해요. 특히 여름철 남해안, 서해안의 내만과 시화호, 새만금 같은 곳에서 대량으로 나타나 어민의 그물을 막고, 발전소 냉각수 취수구를 막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해요. 독성은 약한 편이라 사람이 크게 다치는 일은 드물지만, 해파리가 왜 점점 많아지는지는 바다 환경 변화를 알려 주는 중요한 질문이에요.

이 문서에서는 보름달물해파리를 중심으로, 해파리라는 동물 전체의 특징과 한국 바다의 해파리 문제도 함께 다뤄요.

2. 이름과 분류

Moon jellyfish (Aurelia aurita) at Gota Sagher (Red Sea, Egypt)
Moon jellyfish (Aurelia aurita) at Gota Sagher (Red Sea, Egypt)
Alexander Vasenin · CC BY-SA 3.0

보름달물해파리는 자포동물문 해파리강(Scyphozoa) 기구해파리목(Semaeostomeae) 느릅해파리과(Ulmaridae) 보름달물해파리속(Aurelia)에 속해요. 자포동물은 독침 세포(자포)를 가진 동물 무리로, 해파리 외에 산호, 말미잘, 히드라가 여기에 들어요.

속명 Aurelia는 라틴어로 '황금빛'을 뜻하는 aureus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한국어 이름 '보름달물해파리'는 둥글고 투명한 우산 모양이 보름달을 닮았다는 데서 왔어요. 영어 이름 moon jellyfish도 같은 이유예요. 일본에서는 '물해파리(미즈쿠라게)'라고 불러요.

예전에는 전 세계의 보름달물해파리를 모두 Aurelia aurita 한 종으로 봤어요. 그러나 유전자 연구가 쌓이면서 겉모습은 거의 같지만 유전적으로 다른 여러 종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보름달물해파리 복합종'이라고 부르고, 한국·일본·중국 연안에서 대량 발생하는 종은 Aurelia coerulea로 분류하는 연구가 많아요. 다만 일상적으로는 여전히 Aurelia aurita라는 이름이 널리 쓰여요.

'해파리'라는 말은 엄밀한 분류군 이름이 아니에요. 보통 해파리강(진정한 해파리), 상자해파리강, 십자해파리강, 그리고 히드라충강의 일부를 함께 부르는 말이에요. 빗해파리는 이름에 해파리가 붙지만 아예 다른 동물문(유즐동물)에 속해요.

3. 진화

자포동물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 무리 가운데 하나예요. 유전자 분석으로 보면 자포동물과 좌우대칭동물(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은 6억 년보다 더 전에 갈라졌을 것으로 추정돼요.

몸이 물렁한 해파리는 화석으로 남기 어렵지만, 드물게 세밀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해요. 미국 유타주의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약 5억 년 전 해파리 화석이 보고되었고, 2023년에는 캐나다 버제스 셰일에서 약 5억 500만 년 전의 헤엄치는 해파리 화석이 새롭게 기재되었어요. 이는 해파리처럼 헤엄치는 생활 방식이 캄브리아기에 이미 있었다는 증거로 여겨져요.

해파리의 생활사는 진화의 관점에서도 흥미로워요. 많은 해파리가 바닥에 붙어 사는 폴립 단계와 떠다니며 헤엄치는 메두사 단계를 오가는데, 학자들은 폴립 형태가 더 오래된 모습이고 헤엄치는 메두사 단계가 나중에 더해졌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산호와 말미잘은 평생 폴립으로만 살아요.

자포동물이 가진 자포는 동물계에서 가장 빠른 세포 구조 중 하나예요. 이 독침 장치는 수억 년 동안 거의 같은 원리로 유지되며 해파리가 먹이를 잡고 몸을 지키는 핵심 도구가 되었어요.

4. 분포와 서식지

This image shows a moon jelly fish (Aurelia aurita).
This image shows a moon jelly fish (Aurelia aurita).
André Karwath aka Aka · CC BY-SA 2.5

보름달물해파리 무리는 열대에서 온대까지 거의 모든 바다의 연안에서 볼 수 있어요. 대략 북위 70도에서 남위 40도 사이의 넓은 범위에 분포하며, 특히 육지로 둘러싸인 내만, 항구, 하구, 석호처럼 물이 잔잔한 곳을 좋아해요.

이 해파리는 환경 변화에 강한 편이에요. 수온이 수℃에서 30℃ 안팎까지, 염분도 바닷물보다 꽤 낮은 곳에서 견딜 수 있어요. 산소가 부족한 물에서도 다른 동물보다 잘 버텨요. 이런 강인함 덕분에 오염되고 부영양화된 연안에서 오히려 더 번성하기도 해요.

한국에서는 남해안 전역, 서해안의 내만, 동해 남부에서 흔해요. 대량 발생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은 이래요.

  • 시화호와 경기만 일대
  • 새만금 방조제 안쪽과 주변
  • 진해만, 마산만, 여수·광양 연안 등 남해안 내만
  • 일부 발전소 주변 해역

폴립은 물속의 단단하고 그늘진 표면을 좋아해서, 방파제와 항구의 콘크리트, 부두 기둥, 양식장 부표의 아랫면에 빽빽하게 붙어 살아요. 연안에 인공 구조물이 늘어난 것이 해파리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예요.

5. 신체 특징

보름달물해파리의 우산은 보통 지름 25~40cm 안팎이고, 드물게 그보다 큰 개체도 있어요. 투명하거나 우윳빛이며, 먹이나 서식지에 따라 연분홍, 연보라, 푸른빛이 돌기도 해요.

항목특징
우산 지름보통 25~40cm
몸의 수분약 95~98%
촉수우산 가장자리에 수백 개의 짧고 가는 촉수
구완(입팔)입 주변에 4개, 길고 주름진 모양
생식소우산 가운데 4개의 고리(말굽) 모양
감각기우산 가장자리에 8개의 감각곤봉

가장 눈에 띄는 네 개의 고리는 생식소예요. 생식소의 색으로 암수를 구분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체로 암컷은 분홍·보라빛, 수컷은 흰빛이나 노란빛을 띤다고 하지만 개체마다 차이가 커요. 드물게 고리가 3개나 5개, 6개인 개체도 있어요.

해파리 몸은 바깥 표피와 안쪽 위벽(위피) 사이에 젤리 같은 중교(메소글리아)가 두껍게 차 있어요. 이 젤리층이 해파리의 '몸통' 대부분을 이루며, 물을 많이 머금어 적은 에너지로 큰 몸을 유지하게 해 줘요. 입은 하나뿐이라 먹이가 들어가는 곳과 찌꺼기가 나오는 곳이 같아요. 우산 안쪽으로 방사상으로 뻗은 위수관이 영양분을 몸 곳곳에 날라요.

뇌 대신 몸 전체에 그물처럼 퍼진 신경망이 있어요. 우산 가장자리의 감각곤봉에는 몸의 기울기를 느끼는 평형석과 빛을 느끼는 간단한 안점이 있어, 해파리가 위아래를 구분하고 밝기에 반응할 수 있어요.

6. 생태와 습성

보름달물해파리
Hans Hillewaert · CC BY-SA 4.0

보름달물해파리는 헤엄을 치지만 힘이 약해서 주로 해류와 조류를 따라 떠다녀요. 그래서 플랑크톤(떠다니는 생물)으로 분류돼요. 우산을 수축할 때 안쪽의 물이 밀려 나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우산이 다시 펴질 때 가장자리에 생기는 소용돌이를 이용해 추진력을 한 번 더 얻어요. 연구자들은 이 덕분에 해파리가 동물 가운데 이동 거리 대비 에너지 효율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어요.

해파리는 바람과 해류, 조수에 의해 한곳으로 모이는 경우가 많아요. 바다 표면의 물이 모이는 선이나 만 안쪽에 수천~수만 마리가 띠를 이루며 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낮과 밤에 따라, 빛의 밝기에 따라 위아래로 이동하는 행동도 관찰돼요.

해파리 대량 발생을 '해파리 블룸'이라고 해요. 겨울과 봄 사이 폴립이 한꺼번에 어린 해파리를 내보내고, 먹이가 풍부한 따뜻한 물에서 빠르게 자라면서 여름에 수가 정점에 이르는 것이 보통이에요. 가을이 되면 번식을 마친 해파리들이 점점 죽어 사라져요.

7. 먹이

보름달물해파리는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어요. 요각류, 물고기 알과 어린 물고기, 조개와 게의 유생, 작은 갑각류, 윤충, 다른 작은 해파리 등이 먹이예요.

먹이를 잡는 방식은 사냥이라기보다 '끈끈이 덫'에 가까워요. 우산 표면과 가장자리 촉수에 끈적한 점액이 덮여 있어, 헤엄치며 지나가는 물살에 휩쓸린 플랑크톤이 달라붙어요. 촉수의 자포가 작은 먹이를 마비시키고, 점액에 붙은 먹이는 섬모의 움직임으로 우산 가장자리에 모였다가 구완을 통해 입으로 옮겨져요.

해파리는 먹이가 풍부하면 빠르게 자라고, 부족하면 몸을 줄이며 버텨요. 먹이가 없을 때 몸 크기가 작아졌다가 먹이가 생기면 다시 커지는 유연함이 해파리의 생존 비결 가운데 하나예요.

해파리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바다의 동물성 플랑크톤을 크게 줄여 물고기 알과 치어의 먹이를 빼앗아요. 해파리가 물고기 알과 치어를 직접 먹기도 해서, 해파리가 많아지면 물고기가 줄고 물고기가 줄면 해파리가 더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8. 번식과 일생

Moon jelly in a museum in Karlsruhe, Germany.
Moon jelly in a museum in Karlsruhe, Germany.
MartinThoma · CC0

보름달물해파리는 떠다니는 해파리(메두사) 단계의 유성생식과 바닥에 붙은 폴립 단계의 무성생식을 오가는 복잡한 생활사를 가지고 있어요.

수컷은 정자를 물속에 내보내고, 암컷은 이를 받아 몸 안에서 수정시켜요. 수정란은 암컷의 구완에 있는 주머니에서 자라 털이 난 작은 유생(플라눌라)이 되어 바다로 나가요. 플라눌라는 며칠 동안 헤엄치다가 그늘진 단단한 표면에 자리를 잡고 폴립이 돼요.

단계크기특징
플라눌라0.1~0.3mm 안팎섬모로 헤엄치다 바닥에 붙음
폴립(스키포스토마)수 mm촉수를 펼쳐 먹이를 먹고, 출아로 복제됨
스트로빌라수 mm몸이 접시를 쌓은 듯 마디로 나뉨
에피라수 mm별 모양의 어린 해파리로 떨어져 나옴
메두사수십 cm까지성장 후 번식

가장 독특한 단계는 폴립이에요. 폴립은 자기 몸에서 싹을 내어 새 폴립을 만드는 '출아'로 수를 늘리고, 조건이 나빠지면 껍질 같은 주머니(포낭)를 만들어 오랫동안 버틸 수 있어요. 수온이 내려가는 겨울이나 늦가을에 폴립은 몸을 여러 마디로 나누는 '횡분열(스트로빌레이션)'을 해서, 한 폴립에서 여러 마리의 어린 해파리(에피라)를 차례로 떼어 내요.

메두사는 보통 몇 달에서 1년 안팎을 살지만, 폴립은 훨씬 오래 살며 해마다 새로운 해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다 밑의 폴립 집단이 해파리 대량 발생의 '씨앗 창고' 역할을 해요.

9. 뇌 없는 동물의 능력

뇌가 없는 해파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아요. 감각곤봉으로 위아래와 빛을 느끼고, 신경망으로 우산의 수축 리듬을 조절해 몸이 기울면 균형을 바로잡아요. 일부 연구에서는 해파리가 낮과 밤처럼 주기적인 리듬에 따라 활동이 달라진다는 결과도 나왔어요. 2023년에는 뇌가 없는 상자해파리의 한 종이 장애물을 피하는 법을 학습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어요.

해파리의 자포는 놀라운 장치예요. 자포 안에는 독침이 달린 가는 실이 말려 있다가, 먹이가 닿으면 수천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튀어나와 찌르고 독을 주입해요. 이때의 가속도는 동물계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보름달물해파리의 독은 사람에게는 약한 편이라 대부분 따끔하거나 가려운 정도에 그쳐요. 그러나 해파리 무리 전체를 보면 매우 위험한 종도 있어요.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상자해파리(Chironex fleckeri)는 사람을 몇 분 만에 숨지게 할 수 있는 강한 독으로 유명하고, 작은 이루칸지해파리도 심한 증상을 일으켜요.

해파리 중에는 '죽지 않는' 능력으로 알려진 종도 있어요. 작은보호탑해파리(Turritopsis dohrnii)는 다치거나 늙으면 다시 폴립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어 '불사의 해파리'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보름달물해파리에서도 다친 해파리 조각이 폴립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실험에서 관찰되었다는 보고가 있어요.

10. 천적과 생존

Lots of jellyfish (Aurelia aurita) in the waters of Flensburg Fjord, Germany
Lots of jellyfish (Aurelia aurita) in the waters of Flensburg Fjord, Germany
A.Savin · CC BY-SA 3.0

해파리는 영양가가 낮아 보이지만 꽤 많은 동물이 즐겨 먹어요. 대표적인 천적은 장수거북이에요. 장수거북은 거의 해파리만 먹으며, 목구멍에 난 가시 돌기로 미끄러운 해파리를 삼켜요. 붉은바다거북 등 다른 바다거북, 개복치, 쥐치류, 일부 펭귄과 바닷새도 해파리를 먹어요. 다른 해파리, 특히 사자갈기해파리 같은 종은 보름달물해파리를 잡아먹기도 해요.

최근 연구에서는 해파리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물고기와 바다 동물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요. 해파리는 소화가 빨라 위 속에 흔적이 오래 남지 않아서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이에요.

바다거북에게는 비닐봉지가 위험해요. 물속을 떠다니는 비닐봉지가 해파리처럼 보여 삼켰다가 장이 막혀 죽는 일이 있어요.

해파리가 대량으로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천적과 경쟁자의 감소가 꼽혀요. 어업으로 해파리를 먹는 물고기나 해파리와 같은 플랑크톤을 먹는 물고기가 줄어들면, 해파리가 그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어요.

11. 인간과의 관계

11.1. 한국 바다의 해파리 문제

한국에서 해파리 피해는 2000년대 이후 큰 사회 문제로 떠올랐어요. 피해를 주는 대표 종은 두 가지예요.

종크기출현피해
보름달물해파리우산 25~40cm봄~가을, 연안 내만에서 대량 발생그물 막힘, 발전소 취수구 막힘, 약한 쏘임
노무라입깃해파리우산 1m 이상, 무게 100kg을 넘기도 함여름~가을, 동중국해에서 해류를 타고 유입그물 파손, 어획물 상품성 저하, 쏘임

여름 해수욕장에서는 노무라입깃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작은부레관해파리 같은 독성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해마다 발생해요.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해파리 출현을 모니터링하고, 일정 기준 이상 나타나면 해파리 특보(주의보·경보)를 내려요. 지자체는 폴립 제거 작업과 해파리 수거 사업을 진행해요.

해파리가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다음이 함께 꼽혀요.

  • 바다 수온 상승: 해파리 성장 기간이 길어지고 폴립 번식이 활발해짐
  • 부영양화: 영양염 증가로 플랑크톤 증가
  • 남획: 해파리의 경쟁자·천적 물고기 감소
  • 연안 인공 구조물 증가: 폴립이 붙을 자리 증가
  • 방조제 등으로 물 흐름이 막힌 내만

11.2. 먹는 해파리와 해파리 이용

해파리는 동아시아에서 오래전부터 식재료로 쓰여 왔어요. 한국의 해파리냉채, 중국의 량반하이저(해파리 무침)에 쓰이는 해파리는 보름달물해파리가 아니라 주로 근구해파리류(숲뿌리해파리 등)예요. 소금과 백반으로 절여 꼬들꼬들한 식감을 살려요.

대량 발생한 해파리를 쓸모 있게 이용하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어요. 해파리에서 콜라겐을 뽑아 화장품이나 의료 소재로 쓰는 연구, 비료와 사료로 만드는 연구, 해파리 점액으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 내는 연구 등이 있어요.

해파리는 과학 발전에도 기여했어요. 해파리의 일종인 에쿼리아 빅토리아에서 발견된 녹색 형광 단백질(GFP)은 세포 안 단백질에 빛나는 꼬리표를 붙이는 도구로 쓰이며 생명과학을 크게 바꿨고, 이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200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어요. 1991년에는 미국 우주왕복선에 보름달물해파리 폴립이 실려 무중력이 해파리의 중력 감각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되었어요.

11.3. 해파리에 쏘였을 때

해파리에 쏘이면 먼저 물 밖으로 나와 남아 있는 촉수를 맨손이 아닌 장갑, 카드, 핀셋 등으로 조심스럽게 떼어 내야 해요. 쏘인 곳은 바닷물로 씻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이고, 수돗물이나 생수 같은 민물은 자포를 터뜨릴 수 있어 피하라고 안내돼요. 식초는 상자해파리 같은 일부 종에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종에는 오히려 독을 더 퍼지게 할 수 있어, 종을 모를 때는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아요. 호흡곤란, 가슴 통증, 의식 저하 같은 증상이 있으면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해수욕장의 안전요원과 해파리 안내 표지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해요.

12. 보전 현황

보름달물해파리는 IUCN 적색목록에서 평가되지 않았어요(NE). 세계적으로 매우 흔하고, 많은 지역에서 오히려 수가 늘어나는 것이 걱정거리인 동물이에요. 그래서 이 해파리의 보전 문제는 '해파리를 지키는 것'보다 '해파리가 늘어나는 바다 환경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에 가까워요.

다만 해파리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지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려요. 일부 지역에서는 분명한 증가가 확인되었지만, 해파리는 원래 10~20년 주기로 많아졌다 줄었다를 반복한다는 연구도 있어, 장기적인 자료를 더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요. 한국 연안의 경우 1990년대 이후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량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는 보고가 많아요.

해파리 관리를 위한 노력은 이래요.

  • 폴립이 많이 붙는 항구 구조물과 양식장 시설을 찾아 제거
  • 해파리 출현 정보 시스템과 특보 운영
  • 그물에 걸린 해파리를 분리하는 장치 개발
  • 해파리를 분해하는 기술, 이용 기술 연구
  • 연안 수질 개선과 남획 방지

한국에서 보름달물해파리는 보호종이 아니며, 오히려 해파리 특보와 모니터링의 대상이에요.

13. 수족관에서

보름달물해파리는 세계 수족관에서 가장 흔하게 전시되는 해파리예요. 은은한 조명 아래 천천히 떠다니는 모습이 편안함을 주어, 해파리 전시관은 많은 수족관의 인기 공간이 되었어요.

해파리는 일반 물고기 수조에서는 기를 수 없어요. 모서리에 끼거나 물을 빨아들이는 장치에 빨려 들어가기 쉽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둥근 물 흐름을 만들어 해파리가 계속 떠 있도록 설계한 특수 수조(크라이젤 수조)를 써요. 수족관에서는 폴립을 길러 직접 해파리를 증식하는 경우가 많아, 바다에서 해파리를 잡아 오는 일은 줄어들고 있어요.

해파리는 고통을 느끼는 신경 구조가 매우 단순해 다른 동물과 같은 방식의 복지 논의는 어렵지만, 전시 조건과 수명 관리, 무분별한 판매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어요. 최근 일부 업체가 반려용 해파리와 가정용 해파리 수조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해파리는 먹이 공급과 수질 관리가 까다로워 금방 죽는 경우가 많아요. 바다에서 잡은 해파리를 집에서 기르거나, 기르던 해파리와 폴립을 바다나 하천에 버리는 일은 해서는 안 돼요.

14. 대중문화 속 해파리

해파리는 신비로움과 위험을 동시에 상징해요. 영어 이름 medusa(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그리스 신화의 괴물 메두사에서 왔어요. 촉수가 늘어진 모습이 뱀 머리카락을 닮았기 때문이에요.

동아시아 설화에서 해파리는 뼈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등장해요. 일본에는 용왕의 명령을 어기고 원숭이에게 비밀을 누설한 벌로 뼈를 모두 빼앗겼다는 해파리 이야기가 있고, 한국의 '토끼전(별주부전)'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비교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해요.

애니메이션에서도 해파리는 인기 캐릭터예요.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해파리 떼를 통과하는 위험한 장면이 나오고, 『스폰지밥』에는 해파리 잡기를 즐기는 장면과 해파리 들판이 자주 등장해요. 일본 만화 『해파리 공주』는 해파리를 좋아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어요.

최근에는 해파리를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해파리 멍'이라는 말이 생겼고, 해파리 조명과 영상이 휴식용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디자인과 로봇 분야에서도 해파리의 효율적인 헤엄 방식을 본뜬 수중 로봇이 연구되고 있어요.

15. 여담

  • 해파리 무리를 영어로 smack, bloom, swarm이라고 불러요.
  • 해파리를 해변에 그냥 두면 대부분 물이 증발해 얇은 막만 남아요. 그래도 죽은 해파리의 자포가 한동안 작동할 수 있어 맨손으로 만지면 안 돼요.
  • 보름달물해파리의 우산 가운데 고리 개수가 4개가 아닌 개체는 드물게 나타나며, 수족관에서 '행운의 해파리'로 소개되기도 해요.
  • 사자갈기해파리는 촉수 길이가 수십 m에 이른다는 기록이 있어 지구에서 가장 긴 동물 후보로 꼽혀요.
  • 해파리는 심장도 혈액도 없지만, 얇은 몸을 통해 산소가 직접 퍼져 들어가 숨을 쉴 수 있어요.
  • 발전소 취수구에 해파리가 몰려 발전소 가동이 멈춘 사례가 일본, 이스라엘, 스웨덴 등 여러 나라에서 보고되었어요.
  • 해파리는 몸의 대부분이 물이어서, 같은 무게의 물고기보다 칼로리가 훨씬 낮아요. 그래도 장수거북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에 맞먹는 양의 해파리를 먹는다는 추정이 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보름달물해파리에 쏘이면 위험한가요?

대부분 따끔하거나 가려운 정도로 끝나요. 다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붉게 부어오를 수 있고, 같은 바다에 노무라입깃해파리 같은 독성 해파리가 함께 있을 수 있으니 해파리 특보를 확인하세요.

왜 해파리가 점점 많아지나요?

바다 수온 상승, 부영양화, 남획에 의한 경쟁자 감소, 폴립이 붙을 수 있는 인공 구조물 증가 등이 함께 원인으로 꼽혀요. 다만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지는 학계에서도 논쟁이 있어요.

해파리냉채의 해파리가 이 종인가요?

아니에요. 식용 해파리는 주로 근구해파리류 같은 다른 종을 소금과 백반으로 절여 만들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Aurelia aurita (Cnidaria) Luc Viatour.jpg — Luc Viatour · CC BY-SA 3.0
  2. Moon jellyfish at Gota Sagher.JPG — Alexander Vasenin · CC BY-SA 3.0
  3. Aurelia aurita (aka).jpg — André Karwath aka Aka · CC BY-SA 2.5
  4. Aurelia aurita 2.jpg — Hans Hillewaert · CC BY-SA 4.0
  5. Aurelia-aurita-3.jpg — MartinThoma · CC0
  6. Flensburg 2015-08 img13 jellyfish in bay water.jpg — A.Savin · CC BY-SA 3.0

같은 무리의 동물

문어
문어뼈 없는 몸과 여덟 개의 팔, 세 개의 심장, 푸른 피를 가진 두족류예요. 미로를 풀고 병뚜껑을 열며 사람 얼굴도 알아보는, 가장 똑똑한 무척추동물로 꼽혀요.
무척추동물LC · 관심대상
꿀벌
꿀벌여왕벌 한 마리와 수만 마리의 일벌이 한 집에 사는 사회성 곤충이에요. 꿀보다도 사과·딸기 같은 농작물의 꽃가루받이로 사람에게 훨씬 중요한 존재예요.
무척추동물DD · 정보부족
제왕나비
제왕나비북아메리카에서 멕시코 산지까지 최대 4,000km 넘게 이동하는 주황색 나비예요. 여러 세대에 걸쳐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길을 정확히 찾아가요.
무척추동물VU · 취약
반딧불이
반딧불이배 끝에서 열이 거의 없는 차가운 빛을 내는 딱정벌레예요. 깨끗한 물과 어두운 밤, 먹이 달팽이가 있어야 살 수 있어 건강한 자연의 지표로 여겨져요.
무척추동물NE · 미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