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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Ursus thibetanus

가슴의 흰 반달 무늬가 상징인 아시아 숲의 곰이에요. 나무를 잘 타고 도토리를 즐겨 먹으며, 한국에서는 지리산 복원 사업으로 야생 개체군이 되살아나고 있어요.

가슴의 흰 반달 무늬가 개체마다 달라요나무 위에 가지를 쌓은 ‘곰 둥지’를 만들어요추운 지역에서는 겨울잠 중에 새끼를 낳아요착상 지연으로 먹이 사정에 따라 번식을 조절해요

1. 개요

반달가슴곰은 아시아의 숲에 사는 중간 크기의 곰으로, 검은 털 위 가슴에 하얀 반달 모양 무늬가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산지에서 히말라야, 중국, 동남아시아를 거쳐 러시아 연해주, 한반도, 일본, 타이완까지 넓게 퍼져 살아요. 나무를 아주 잘 타고 도토리와 열매를 즐겨 먹는 잡식성 동물이며, 추운 지역에서는 겨울잠을 자요.

한국 사람에게 반달가슴곰은 특별한 동물이에요. 한때 한반도 산림 생태계의 꼭대기에 있던 대형 포유류였지만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졌어요. 2000년대 초부터 지리산에서 복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지금은 수십 마리가 다시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동시에 웅담(쓸개)을 얻기 위한 사육곰 문제도 오랫동안 사회적 논쟁거리였어요.

세계적으로는 서식지 감소와 불법 거래 때문에 개체 수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돼요. 한국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어요.

2. 이름과 분류

Ursus thibetanus formosanus cub_on_tree
Ursus thibetanus formosanus cub_on_tree
Abu0804 · CC BY-SA 3.0

학명은 Ursus thibetanus로, 1823년 프랑스 박물학자 조르주 퀴비에가 티베트 일대의 표본을 바탕으로 기재했어요. 종소명 thibetanus는 ‘티베트의’라는 뜻이에요. 한때는 Selenarctos라는 별도 속으로 분류되기도 했는데, 이 이름은 그리스어로 ‘달’과 ‘곰’을 합친 말이라 가슴 무늬를 그대로 담고 있어요. 지금은 대부분의 학자가 불곰, 아메리카흑곰과 같은 곰속(Ursus)에 넣어요.

한국어 이름 ‘반달가슴곰’은 가슴의 반달 무늬에서 왔고, 줄여서 ‘반달곰’이라고도 해요. 옛 문헌에서는 그냥 ‘곰’이나 한자로 ‘웅(熊)’이라 불렀어요. 영어로는 Asiatic black bear, Asian black bear, moon bear 등으로 불리고, 일본어로는 ‘쓰키노와구마(달고리 곰)’라고 해요.

2.1. 아종

아종 구분은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6~7개 정도를 인정해요. 털 길이, 몸 크기, 사는 지역에 따라 나뉘어요.

아종주요 분포특징
U. t. thibetanus히말라야 동부·티베트 주변기준 아종
U. t. ussuricus러시아 연해주·중국 동북부·한반도가장 크고 털이 두꺼운 편
U. t. japonicus일본 혼슈·시코쿠작은 편, 규슈에서는 사라진 것으로 여겨짐
U. t. formosanus타이완섬의 상징 동물
U. t. laniger히말라야 서부·카슈미르털이 길고 부드러움
U. t. mupinensis중국 중남부·인도차이나넓은 지역에 분포
U. t. gedrosianus이란 남동부·파키스탄 발루치스탄건조한 산지에 사는 소수 집단

한반도의 반달가슴곰은 우수리 아종(ussuricus)에 속하는 것으로 봐요. 지리산 복원 사업에서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온 개체를 쓴 것도 같은 아종이기 때문이에요.

3. 진화

곰과(Ursidae)는 약 2,000만 년 전쯤 개과 동물과 공통 조상을 둔 무리에서 갈라져 나왔어요. 반달가슴곰은 그중에서도 곰속에 속하며, 유전자 분석에서는 아메리카흑곰과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두 종은 수백만 년 전 아시아에서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졌고, 아메리카흑곰의 조상은 베링 육교를 건너 북아메리카로 넘어간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둘은 생김새와 생활 방식이 꽤 닮았어요. 연구에 따라서는 말레이곰이나 느림보곰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보기도 해서, 아시아 곰들의 계통은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어요.

화석 기록을 보면 반달가슴곰은 과거에 지금보다 훨씬 넓게 살았어요. 플라이스토세 유럽의 여러 동굴과 퇴적층에서 이 종 또는 아주 가까운 형태의 뼈가 발견되었고, 학자들은 이것을 별도 아종으로 다루기도 해요.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면서 유럽 집단은 사라지고 아시아 집단만 남은 것으로 보여요.

한반도에서도 구석기 시대 동굴 유적에서 곰 뼈가 나오는데, 반달가슴곰과 불곰이 함께 살았던 흔적으로 해석돼요. 몸집이 큰 불곰이 넓은 개활지와 북부 산악지대를, 나무를 잘 타는 반달가슴곰이 활엽수림을 주로 차지했을 거예요.

4. 분포와 서식지

19-Fruit_Bingo
19-Fruit_Bingo
Abu0804 · CC BY-SA 3.0

반달가슴곰은 서쪽으로 이란 남동부, 동쪽으로 일본과 타이완까지 아시아를 가로질러 분포해요. 다만 연속된 띠가 아니라 산맥과 숲을 따라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요. 사람이 많이 사는 평야와 저지대에서는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은 주로 산악 지대에 남아 있어요.

좋아하는 환경은 도토리·밤·호두 같은 견과가 풍부한 낙엽활엽수림과 혼효림이에요. 히말라야에서는 여름에 해발 3,000m가 넘는 곳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는 낮은 골짜기로 내려와요. 동남아시아에서는 열대 상록수림에서도 살며, 이 지역에서는 말레이곰과 서식지가 겹치기도 해요.

한반도에서는 과거 전국의 깊은 산에 살았지만, 20세기를 거치며 남한에서는 지리산과 설악산 등 일부 지역에만 극소수가 남았다가 거의 사라졌어요. 북한과 중국 동북부, 러시아 연해주에는 아직 비교적 많은 개체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지리산 복원 이후에는 곰들이 덕유산, 가야산, 수도산 같은 주변 산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어요.

5. 신체 특징

반달가슴곰은 불곰보다 작고 말레이곰보다 큰, 곰 가운데 중간 체급이에요. 수컷이 암컷보다 확실히 크고 무거우며, 계절에 따라 몸무게 차이도 커요. 가을에 도토리를 잔뜩 먹은 뒤에는 봄보다 30% 이상 무거워지기도 해요.

항목수컷암컷
몸길이약 130~190cm약 110~150cm
어깨높이약 70~100cm약 60~80cm
몸무게약 60~200kg약 40~125kg
꼬리약 7~12cm약 7~10cm

털은 대부분 윤기 나는 검은색이지만 갈색에 가까운 개체도 드물게 있어요. 가슴의 흰 무늬는 V자나 초승달 모양이 일반적이지만 개체마다 모양이 달라서, 연구자들은 이 무늬로 개체를 구별하기도 해요. 목과 어깨 주변 털이 길어 갈기처럼 보이는데, 이 덕분에 머리가 실제보다 커 보여요.

귀는 둥글고 큰 편이라 머리에 비해 눈에 띄어요. 앞발의 발톱은 짧고 굽어 있어 나무껍질을 꽉 붙잡기에 알맞아요. 발바닥 전체를 땅에 대고 걷는 척행성 동물이라 걸음걸이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뒷발로 잠깐 일어서는 것도 잘해요. 후각은 매우 뛰어나 먼 곳의 열매나 사체 냄새도 맡지만, 시력은 사람과 비슷하거나 조금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6. 생태와 습성

Ursus thibetanus formosanus 44_days
Ursus thibetanus formosanus 44_days
Abu0804 · CC BY-SA 3.0

반달가슴곰은 기본적으로 혼자 사는 동물이에요. 어미와 새끼, 또는 짝짓기 철의 수컷과 암컷을 빼면 함께 다니는 일이 드물어요. 다만 먹이가 아주 풍부한 곳에서는 여러 마리가 가까이에서 먹이를 먹기도 해요.

활동 시간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달라요. 사람이 드문 숲에서는 낮에 주로 움직이지만,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는 밤이나 새벽에 활동하는 경향이 강해져요. 행동권은 먹이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서 수 제곱킬로미터에서 100제곱킬로미터 이상까지 차이가 나요.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넓게 돌아다녀요.

6.1. 나무 타기와 곰 둥지

곰 가운데 나무를 가장 잘 타는 축에 들어요. 가을이면 참나무나 밤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끌어당겨 열매를 따 먹고, 다 먹은 가지를 엉덩이 밑에 깔아요. 이렇게 쌓인 가지 더미는 새 둥지처럼 보여서 ‘곰 둥지’라고 불러요. 숲에서 이 흔적을 찾으면 곰이 다녀간 증거가 되기 때문에 조사에 많이 활용돼요. 위험을 느끼면 나무 위로 피하기도 해요.

6.2. 겨울잠

한반도와 러시아, 일본처럼 겨울이 추운 곳에서는 보통 12월 무렵부터 이듬해 3~4월까지 겨울잠을 자요. 굴, 바위 틈, 큰 나무의 빈 속을 굴로 쓰고, 지리산에서는 나무 구멍이나 바위 밑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이 관찰됐어요. 겨울잠 동안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배설하지도 않으며,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느려져요. 다만 체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위협을 받으면 깨어날 수 있어요. 따뜻한 남쪽 지역의 곰은 겨울잠을 자지 않거나 아주 짧게 자요.

7. 먹이

반달가슴곰은 잡식성이지만 실제로는 식물성 먹이가 대부분을 차지해요. 계절에 따라 메뉴가 확확 바뀌어요.

계절주요 먹이
봄새싹, 풀, 어린 나뭇잎, 지난해 남은 도토리
여름개미·벌 애벌레 같은 곤충, 산딸기·버찌 같은 열매
가을도토리, 밤, 잣, 다래, 머루 등 고열량 열매
겨울 전지방을 최대한 저장하기 위한 집중 섭식

특히 가을의 도토리 작황은 곰의 생존과 번식에 큰 영향을 줘요. 도토리가 흉년인 해에는 곰이 먹이를 찾아 마을 근처까지 내려오는 일이 늘어나요. 개미집을 앞발로 헤집어 개미와 번데기를 핥아 먹거나, 벌집을 부숴 꿀과 애벌레를 먹는 것도 좋아해요.

고기는 주로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거나 작은 동물을 잡는 정도예요. 일부 지역에서는 가축을 습격하기도 하지만 전체 먹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요. 농작물 가운데서는 옥수수, 과일, 그리고 양봉 벌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서 농가와의 갈등이 생겨요.

8. 번식과 일생

Asian black bear in Cat Tien National Park by RPB
Asian black bear in Cat Tien National Park by RPB
Roy Bateman · CC BY-SA 4.0

짝짓기는 주로 6~7월에 이뤄져요. 반달가슴곰은 ‘착상 지연’이라는 특별한 번식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수정된 배아가 바로 자궁에 붙지 않고 몇 달 동안 떠 있다가, 가을에 어미가 충분히 살이 찌면 비로소 착상해요. 어미의 영양 상태가 나쁘면 착상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어서, 먹이가 부족한 해에는 새끼가 덜 태어나요.

새끼는 겨울잠을 자는 1~2월쯤 굴 속에서 태어나요. 보통 1~3마리, 대개 2마리를 낳고, 갓 태어난 새끼는 몸무게가 수백 그램에 불과하고 눈도 뜨지 못해요. 어미는 겨울잠 상태에서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고, 봄이 되면 함께 굴 밖으로 나와요.

단계시기특징
출생1~2월굴 속에서 태어남, 약 300~500g
굴 밖으로3~5월어미를 따라다니며 나무 타기 연습
새끼 시절1~2년어미와 함께 첫 겨울잠, 먹이 찾기 배움
독립약 1.5~2년어미 곁을 떠나 혼자 생활
성성숙약 3~5년암컷은 보통 2~3년마다 출산

야생에서의 수명은 보통 20~25년 정도로 보고, 사육 상태에서는 30년 넘게 산 기록도 있어요. 다만 실제 야생에서는 사고, 밀렵, 먹이 부족 때문에 그보다 훨씬 일찍 죽는 개체가 많아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곰은 몸집에 비해 뇌가 크고 기억력이 좋은 동물로 알려져 있어요. 반달가슴곰도 해마다 열매가 많이 열리는 숲의 위치를 기억하고, 계절에 맞춰 이동 경로를 바꿔요. 사람이 버린 음식이나 농작물 맛을 한 번 알게 되면 같은 곳을 반복해서 찾아오는데, 이것도 기억력과 학습 능력 때문이에요.

의사소통은 소리, 냄새, 몸짓을 함께 써요. 위협을 느끼면 입으로 ‘훅훅’ 하는 소리를 내거나 이빨을 딱딱 부딪치고, 앞발로 땅을 내리치기도 해요. 새끼는 어미를 부를 때 높은 소리로 울어요. 나무에 몸을 비비거나 발톱 자국을 남기는 행동은 냄새와 흔적으로 다른 곰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돼요.

특별한 능력으로는 뛰어난 후각과 나무 타기를 꼽을 수 있어요. 또 겨울잠 동안 몇 달 동안 움직이지 않아도 근육과 뼈가 크게 약해지지 않는 점은 의학 연구자들에게도 관심을 받아요.

10. 천적과 생존

Formosan Black Bear
Formosan Black Bear
user:smartneddy · CC BY-SA 3.0

다 자란 반달가슴곰을 노리는 천적은 많지 않아요.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동북부에서는 아무르호랑이가 곰을 사냥하는 일이 기록되어 있고, 덩치 큰 불곰이 반달가슴곰을 공격하기도 해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호랑이와 표범이 어린 곰을 노리는 경우가 있어요. 새끼는 늑대나 다른 수컷 곰에게 공격받을 수 있어서 어미가 늘 경계해요.

위험을 느끼면 대체로 먼저 피하거나 나무 위로 올라가요. 하지만 갑자기 마주치거나 새끼를 데리고 있을 때는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요. 사실상 가장 큰 위협은 사람이에요. 밀렵용 올무, 차량 사고, 서식지 단절이 지리산 복원 곰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혀요.

11. 인간과의 관계

아시아에서 곰은 오래전부터 신앙과 사냥의 대상이었어요. 곰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한 사냥도 있었지만, 특히 쓸개를 말린 웅담은 전통 약재로 비싸게 거래되어 곰을 위협하는 큰 원인이 됐어요. 곰 발바닥 역시 진귀한 음식으로 여겨져 불법 거래의 대상이 되기도 했어요.

11.1. 한국의 사육곰 문제

1980년대 초 정부가 농가 소득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곰 수입과 사육을 장려하면서, 한국에도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장이 생겼어요. 이 곰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과 그 후손이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적인 비판과 CITES 가입 등으로 수입이 막혔지만, 이미 들어온 곰들은 좁은 철창에서 평생을 보내야 했어요.

이후 시민단체와 정부의 노력으로 중성화 사업이 진행되어 새로 태어나는 곰은 크게 줄었어요. 그리고 관련 법이 개정되어 2026년부터는 곰 사육과 웅담 채취가 금지되는 것으로 정해졌어요. 남은 곰들을 돌볼 보호시설을 마련하는 일이 진행 중인데, 시설 규모와 예산 문제로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 과정은 야생 복원 사업과는 별개의 이야기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11.2. 지리산 복원 사업

1980년대 이후 남한의 반달가슴곰은 사실상 멸종 직전이었어요. 2000년 지리산에서 무인 카메라에 야생 곰이 찍히면서 아직 극소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그 수로는 스스로 개체군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됐어요. 그래서 2001년 시험 방사를 거쳐 2004년부터 본격적인 복원 사업이 시작됐어요.

복원에 쓰인 곰은 같은 우수리 아종인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온 개체, 그리고 국내 증식 개체였어요. 곰들은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뒤 위치 추적 장치를 달고 지리산에 풀려났고, 국립공원 연구진이 이동 경로와 겨울잠 장소, 번식 여부를 추적했어요. 처음에는 사람에게 먹이를 받아 먹던 습관 때문에 민가로 내려오거나 올무에 걸려 죽는 곰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야생에서 태어난 새끼가 늘어났고, 복원 초기에 목표로 했던 50마리 수준은 2010년대 후반 무렵 달성된 것으로 발표됐어요. 최근에는 지리산과 주변 지역에 약 80~90마리 안팎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사 방법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달라요. 일부 개체는 지리산을 벗어나 경상북도 김천의 수도산이나 덕유산까지 이동했는데, 이는 개체군이 커지면서 새 영역을 찾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돼요.

과제도 많아요. 곰과 사람이 마주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봉 피해나 탐방객 안전 문제가 생기고, 고속도로와 도로가 곰의 이동을 막아요. 또 처음 들여온 개체 수가 적어 근친교배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 우려도 있어요. 그래서 생태 통로 설치, 피해 보상, 탐방객 교육, 새로운 개체 도입 같은 대책이 함께 논의되고 있어요. 지리산을 찾는 사람은 정해진 탐방로를 지키고, 음식물을 남기지 말고, 곰을 만나면 침착하게 물러나는 것이 중요해요.

12. 보전 현황

IUCN 적색목록에서 반달가슴곰은 취약(VU) 등급이에요. 전 세계 개체 수를 정확히 세기는 어렵지만, 수만 마리 수준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 추세로 평가돼요. 일본처럼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곳도 있지만, 이란과 파키스탄의 건조 지대 집단이나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위태로운 상태예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산림 벌채와 농경지·도로 확장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단절
  • 웅담과 곰 발바닥 등을 노린 밀렵과 불법 거래
  • 새끼를 잡아 애완동물이나 사육 농장으로 파는 행위
  • 농작물·가축 피해에 대한 보복 사냥

국제적으로는 CITES 부속서 I에 올라 있어 상업적 국제 거래가 금지돼요. 한국에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며, 국가유산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이기도 해요. 그래서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해치는 것은 무거운 처벌을 받아요.

13. 동물원에서

반달가슴곰은 아시아의 많은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곰이에요. 그러나 곰은 원래 하루에 수 킬로미터씩 걸어 다니고 나무를 타며 먹이를 찾는 동물이라, 좁은 콘크리트 우리에서는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이기 쉬워요. 이 때문에 동물원 곰의 복지는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왔어요.

최근에는 나무와 흙바닥, 물웅덩이를 갖춘 넓은 방사장을 만들고, 먹이를 숨겨 두거나 얼음 속에 넣어 스스로 찾게 하는 ‘행동 풍부화’를 실천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 사육곰 농장에서 구조된 곰을 받아들이는 보호시설도 생겨나고 있어요. 동물원의 역할을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교육, 구조, 종 보전 연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반달가슴곰은 귀여운 외모 때문에 애완용으로 키우려는 사례가 해외에서 보고되기도 하지만, 다 자라면 힘이 매우 세고 위험하며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아요. 불법 거래는 야생 개체군을 무너뜨리는 원인이므로 절대 가담해서는 안 돼요.

14. 대중문화 속 반달가슴곰

한국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에는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곰, 웅녀가 등장해요. 신화 속 곰이 어떤 종인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에서 가장 친숙한 곰이 반달가슴곰이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이야기돼요. 곰을 신성하게 여기는 문화는 시베리아와 일본 아이누족 등 북아시아 여러 민족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현대에 와서는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마스코트 ‘반다비’가 반달가슴곰을 모델로 해서 널리 알려졌어요. 지리산 국립공원의 홍보물이나 각종 캐릭터에도 반달가슴곰이 자주 등장해요. 타이완에서는 타이완흑곰이 섬을 대표하는 동물로 사랑받고, 일본에서도 여러 지역 캐릭터와 민담에 달고리 곰이 나와요.

‘곰 같다’는 한국어 표현은 미련하거나 느릿하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실제 곰은 영리하고 나무 위를 날렵하게 오르는 동물이라 이 표현과는 거리가 있어요. ‘곰처럼 듬직하다’처럼 우직하고 믿음직한 사람을 가리킬 때도 쓰여요.

15. 여담

  • 가슴 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개체마다 달라서, 연구자들이 사진으로 곰을 구별하는 데 써요.
  • 숲에 남은 ‘곰 둥지’는 곰이 그 나무에서 열매를 먹었다는 확실한 흔적이에요.
  • 지리산 복원 곰에게는 위치 추적 장치와 함께 고유 번호가 붙어 연구에 활용돼요.
  • 겨울잠 중에 새끼를 낳는 어미는 몇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젖을 먹여요.
  • 산에서 곰을 만나면 등을 보이고 뛰지 말고, 곰을 바라보며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기본 수칙이에요.
  • 히말라야 일부 지역에서는 반달가슴곰의 흔적이 설인(예티) 전설과 연결되어 이야기되기도 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지리산에는 지금 반달가슴곰이 몇 마리나 살아요?

2004년 본격적인 복원 사업이 시작된 뒤 야생에서 태어난 새끼가 늘어나, 최근에는 지리산과 주변 지역에 약 80~90마리 안팎이 사는 것으로 추정돼요. 조사 방법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달라요.

산에서 반달가슴곰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을 보이고 뛰지 말고, 곰을 바라본 채 천천히 뒤로 물러나세요. 소리를 지르거나 사진을 찍으려 다가가면 안 돼요. 탐방로를 지키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이 만남 자체를 줄이는 방법이에요.

사육곰과 지리산 곰은 같은 곰인가요?

아니에요. 웅담 채취용 사육곰은 1980년대에 들여온 곰과 그 후손이고, 지리산 곰은 같은 우수리 아종의 개체를 들여와 야생에 적응시킨 복원 개체군이에요. 한국에서는 2026년부터 곰 사육이 금지돼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Ursus thibetanus 3 (Wroclaw zoo).JPG — Guérin Nicolas (messages) · CC BY-SA 3.0
  2. 12-cub on tree.jpg — Abu0804 · CC BY-SA 3.0
  3. 19-Formosan Black Bear.JPG — Abu0804 · CC BY-SA 3.0
  4. 44 days Feb 12.jpg — Abu0804 · CC BY-SA 3.0
  5. Asian black bear in CTNP.jpg — Roy Bateman · CC BY-SA 4.0
  6. Formosan Black Bear01.jpg — user:smartneddy ·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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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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