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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Pica pica

흑백 깃털과 긴 꼬리를 가진 까마귀과의 영리한 새예요. 한국 까치는 최신 분류로 유라시아까치와 따로 떨어진 동양까치(Pica serica)로 보는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져요.

조류 최초로 거울 자기 인식 실험 통과 보고(이후 재현 논란)자기 둥지에 올라온 사람의 얼굴을 기억함지붕 덮인 공 모양 둥지를 지음깃털의 검은 부분은 청록·보라색 구조색제주도에는 1989년 사람이 들여옴

1. 개요

까치는 까마귀과에 속하는 중간 크기의 새로, 검은색과 흰색이 선명하게 나뉜 깃털과 몸길이의 절반 가까이 되는 긴 꼬리가 특징이에요. 한국 사람에게는 아파트 단지, 학교 운동장, 논밭, 전봇대 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장 친숙한 새 가운데 하나예요.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처럼 오랫동안 길조로 사랑받았고,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상징 새로 삼았을 만큼 한국 문화와 깊이 얽혀 있어요.

한편 과학적인 시선으로 보면 까치는 꽤 복잡한 사연을 가진 새예요. 예전에는 유럽에서 동아시아까지 퍼져 사는 하나의 종 Pica pica로 묶였지만, 2010년대에 유전자 연구가 쌓이면서 한국·중국 동부·일본 일부의 까치는 별도의 종인 동양까치(Pica serica)로 보는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이 문서는 이 페이지 주소에 쓰인 유라시아까치(Pica pica)를 기준으로 까치 무리 전체를 다루되, 한국에 사는 까치가 무엇인지 분류 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해요.

까치는 지능이 높은 새로도 유명해요. 거울 속 자기 모습을 알아보는지 확인하는 실험에서 조류 가운데 처음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고, 한국 연구진은 까치가 자기 둥지에 올라왔던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따로 경계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어요. 다만 농작물 피해와 정전 사고 때문에 지금은 법적으로 유해야생동물에 지정되어 있어,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는 새라고 할 수 있어요.

2. 이름과 분류

Saw at river side. Got a video of its feeding as well.
Saw at river side. Got a video of its feeding as well.
Charles Lam from Hong Kong, China · CC BY-SA 2.0

까치는 참새목 까마귀과(Corvidae) 까치속(Pica)에 속해요. 까마귀과에는 까마귀, 어치, 물까치, 잣까마귀 같은 새들이 함께 들어 있으며, 모두 몸집에 비해 뇌가 크고 호기심이 많은 무리예요.

2.1. 학명과 어원

속명 Pica는 라틴어로 까치를 뜻하는 말이에요. 유라시아까치의 학명 Pica pica는 속명과 종소명이 같은 이른바 동어반복 학명이에요. 한국 까치에 붙은 serica는 비단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는데, 옛 로마인들이 비단의 나라라고 부른 중국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라 동양까치라는 이름과 잘 어울려요.

흥미롭게도 의학 용어에도 까치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흙이나 얼음처럼 음식이 아닌 것을 먹고 싶어 하는 이식증을 영어로 pica라고 하는데, 아무것이나 주워 먹는다고 여겨진 까치의 습성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2.2. 한국어 이름의 유래

까치라는 이름은 이 새의 울음소리인 깍깍, 깟깟 하는 소리에서 나왔다는 설명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어요. 옛 문헌에는 가치, 갇치처럼 비슷한 형태로 적혀 있고, 한자로는 작(鵲) 또는 기쁠 희 자를 붙인 희작(喜鵲)이라고 썼어요. 중국에서도 까치를 기쁨의 새라는 뜻의 시췌(喜鵲)라고 부르니, 동아시아 전체에서 까치가 좋은 소식을 상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유럽 까치와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 한국어로는 동양까치 또는 유라시아까치라는 표현을 쓰지만, 일상에서는 그냥 까치라고 부르면 한국에 사는 동양까치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면 돼요.

2.3. 분류 재편: 동양까치는 왜 따로 떨어졌나

오랫동안 까치는 유럽,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남서부, 중앙아시아, 동아시아에 걸쳐 사는 하나의 종 Pica pica로 정리되어 있었고, 지역마다 열 개 안팎의 아종이 인정됐어요. 한국 까치도 그중 하나인 Pica pica serica라는 아종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DNA와 핵 DNA를 분석한 연구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잇따라 발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동아시아 까치는 유럽·시베리아 까치와 유전적으로 꽤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 차이가 북아메리카에 사는 검은부리까치(Pica hudsonia)와 유럽 까치의 차이에 맞먹거나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검은부리까치는 이미 별도 종으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동아시아 까치도 따로 떼어 내는 것이 일관성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어요.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국제조류학회(IOC) 세계조류목록을 비롯한 주요 분류 목록들이 2010년대 후반 이후 동양까치 Pica serica를 독립 종으로 다루기 시작했어요. 같은 흐름에서 북아프리카의 마그레브까치(Pica mauritanica),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의 아시르까치(Pica asirensis), 티베트고원 일대의 검은허리까치(Pica bottanensis)도 별도 종으로 나뉘었어요. 다만 목록마다 받아들인 시기와 범위가 조금씩 다르고, 러시아 극동이나 중국 북부처럼 두 계통이 맞닿는 지역의 경계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라 단정하기 어려워요.

정리하면, 한국 까치는 넓은 의미의 까치 무리에 속하지만 최신 분류로는 유라시아까치가 아니라 동양까치예요. 생김새는 거의 똑같아서 맨눈으로 구별하기는 어렵고, 동양까치가 날개의 흰 부분 비율이나 허리 색, 울음의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는 정도예요.

2.4. 까치속의 종들

최신 분류를 따르면 까치속에는 대략 일곱 종이 있어요. 다만 목록에 따라 개수가 조금 달라질 수 있어요.

종학명분포
유라시아까치Pica pica유럽~시베리아~중앙아시아
동양까치Pica serica중국 동부·한국·대만·일본 일부·인도차이나 북부
마그레브까치Pica mauritanica북아프리카 서부
아시르까치Pica asirensis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검은허리까치Pica bottanensis티베트고원 주변
검은부리까치Pica hudsonia북아메리카 서부
노랑부리까치Pica nuttalli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3. 진화

까마귀과 새들은 오스트레일리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시작된 참새목의 큰 계통에서 갈라져 나와 아시아로 퍼졌고, 이후 세계 거의 모든 대륙으로 확산한 것으로 여겨져요. 까치속은 그중에서도 유라시아에서 다양해진 무리로, 화석과 유전자 연구를 종합하면 수백만 년 전 무렵부터 여러 계통으로 나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돼요. 유럽에서는 플리오세와 플라이스토세 지층에서 까치속으로 보이는 뼈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흥미로운 점은 북아메리카의 두 까치가 유럽보다는 동아시아 쪽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해석이 유력하다는 거예요. 빙하기에 해수면이 낮아져 시베리아와 알래스카가 육지로 이어졌을 때 까치의 조상이 베링 육교를 건너 신대륙으로 들어갔다는 시나리오예요. 이후 아메리카 까치는 다시 검은부리까치와 노랑부리까치로 나뉘었어요.

동양까치와 유라시아까치가 갈라진 시기는 연구마다 추정치가 다르지만, 빙하기의 반복으로 서식지가 동서로 끊기면서 각자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에요. 이처럼 생김새는 거의 그대로인데 유전적으로는 오래전에 갈라진 종을 은밀종(cryptic species)이라고 부르는데, 까치는 그 대표적인 예로 자주 소개돼요.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는 중앙아시아 사막에 사는 땅어치류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까마귀과 내부의 정확한 계통 관계는 아직 연구자 사이에서 의견이 갈려요.

4. 분포와 서식지

까치
Daniel Case · CC BY-SA 3.0

넓은 의미의 까치 무리는 서쪽으로 아일랜드와 이베리아반도, 동쪽으로 캄차카와 일본, 남쪽으로 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남서부, 인도차이나 북부에 이르는 매우 넓은 지역에 살아요. 유라시아까치(좁은 의미)는 유럽 전역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에 분포하고, 동양까치는 중국 동부와 남부, 한반도, 대만, 인도차이나 북부, 일본 규슈 북부 일대에 살아요.

한반도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거의 전국에서 사계절 볼 수 있는 텃새예요. 원래 제주도에는 까치가 살지 않았는데, 1989년 언론사와 항공사가 함께 기획한 행사로 수십 마리가 육지에서 옮겨져 풀려났어요. 이후 천적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빠르게 늘어나 지금은 제주 전역에 퍼졌고, 토종 새의 알과 새끼를 먹거나 농작물을 해치는 문제가 생겨 생태계 교란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돼요. 일본 규슈의 까치도 옛날 한반도에서 사람이 데려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정확한 경위는 분명하지 않아요.

까치가 좋아하는 환경은 울창한 숲 한가운데가 아니라 나무가 띄엄띄엄 서 있는 열린 공간이에요. 농경지와 마을이 섞인 시골, 공원과 가로수가 많은 도시, 강변 버드나무 숲 같은 곳이 대표적이에요. 사람이 만든 환경에 매우 잘 적응해서, 큰 나무가 부족한 도시에서는 전봇대와 철탑, 아파트 조경수에 둥지를 틀어요. 깊은 산속이나 높은 고산 지대에서는 오히려 보기 어려워요.

5. 신체 특징

까치를 멀리서 보면 검은색과 흰색만 있는 새처럼 보이지만, 햇빛 아래에서 가까이 보면 검은 부분이 사실 금속광택을 띤 짙은 색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날개는 파란색과 청록색으로, 꼬리는 초록색에서 보라색으로 반짝여요. 이 색은 색소가 아니라 깃털의 미세한 구조가 빛을 반사해서 생기는 구조색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져요. 어깨, 배, 날개 끝 안쪽의 흰 부분은 날 때 커다란 흰 무늬로 드러나요.

항목수치
몸길이(꼬리 포함)약 40~50cm
꼬리 길이약 20~25cm(몸길이의 절반 가까이)
날개 편 길이약 52~62cm
몸무게약 180~270g
부리검고 단단하며 약간 아래로 굽음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크고 꼬리가 더 긴 경향이 있지만, 깃털 색은 암수가 같아서 겉모습만으로 구별하기는 어려워요. 갓 둥지를 떠난 어린 새는 꼬리가 짧고 광택이 약하며, 눈가와 부리 주변이 살짝 분홍빛을 띠어 구별할 수 있어요.

다리와 발은 튼튼해서 땅 위를 성큼성큼 걷거나 두 발로 깡충깡충 뛰어다녀요. 짧고 둥근 날개는 오래 높이 나는 데보다 짧은 거리를 재빠르게 오가는 데 알맞아요. 시력이 좋고, 다른 까마귀과 새처럼 뇌가 몸집에 비해 큰 편이에요.

6. 생태와 습성

P1665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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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 Jiao (Interaccoonale) · CC BY-SA 2.0

까치는 낮에 활동하는 새로, 해가 뜨면 둥지나 잠자리에서 나와 하루 대부분을 땅 위에서 먹이를 찾으며 보내요. 짝을 이룬 부부는 일 년 내내 일정한 영역을 지키는 경우가 많고, 영역 안에 다른 까치가 들어오면 큰 소리로 울며 쫓아내요. 반면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젊은 까치들은 무리를 지어 떠돌며 기회를 엿봐요. 겨울 저녁에는 여러 마리가 한 숲에 모여 함께 잠을 자는 공동 잠자리를 만들기도 해요.

까치는 이동하지 않는 텃새라 계절이 바뀌어도 대체로 같은 지역에 머물러요. 겨울에 먹이가 부족해지면 행동 범위를 넓힐 뿐, 철새처럼 먼 거리를 오가지는 않아요.

까치의 유명한 행동 가운데 하나는 집단 공격, 즉 모빙이에요. 매, 고양이, 뱀, 수리부엉이처럼 위험한 동물이 나타나면 근처 까치들이 모여 시끄럽게 울며 둘러싸고 번갈아 위협해요. 번식기에는 사람에게도 이런 행동을 보이는데, 둥지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의 머리 위로 낮게 날거나 뒤통수를 스치듯 쪼는 일이 있어요. 위험하다기보다는 둥지를 지키려는 필사적인 경고라고 이해하면 돼요.

또 까치는 남는 먹이를 땅에 묻거나 낙엽 밑에 숨겨 두었다가 나중에 꺼내 먹는 저장 행동을 해요. 다른 까치가 보고 있으면 숨기는 척만 하거나 장소를 옮기는 등 꾀를 부린다는 관찰도 있어요.

최근에는 도시 까치와 시골 까치의 생활이 꽤 다르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어요. 도시 까치는 사람을 덜 두려워하고, 음식물 쓰레기나 사람이 흘린 먹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요.

7. 먹이

까치는 무엇이든 먹는 잡식성이에요. 봄과 여름에는 딱정벌레, 메뚜기, 나방 애벌레, 지렁이 같은 무척추동물을 많이 먹고, 새끼를 키울 때는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곤충을 열심히 잡아 날라요. 가을과 겨울에는 감, 사과, 배 같은 과일과 곡식 낟알, 나무 열매의 비중이 커져요. 기회가 되면 작은 새의 알과 새끼, 개구리, 쥐, 도마뱀도 잡아먹고, 길가에 쓰러진 동물의 사체나 음식물 쓰레기도 가리지 않아요.

먹이를 찾을 때는 땅 위를 걸으며 부리로 흙과 낙엽을 뒤집고, 소나 말 같은 가축의 등에 올라앉아 진드기를 쪼아 먹기도 해요. 단단한 열매는 발로 누르고 부리로 내리찍어 깨뜨려요.

한국 농촌에서 까치가 미움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식성이에요. 수확을 앞둔 사과·배·감 같은 과일을 쪼아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갓 뿌린 콩이나 옥수수 씨앗을 파먹기도 해요. 반대로 해충을 잡아먹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로 보면 이로운 면과 해로운 면이 함께 있어요.

옛날에는 늦가을에 감을 딸 때 나무 꼭대기에 몇 개를 남겨 두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을 까치밥이라고 불렀어요. 겨울을 나는 새들을 위한 배려였다는 해석이 많아요.

8. 번식과 일생

한국에서 까치의 번식은 다른 새보다 이른 편이에요. 겨울이 끝나기 전인 1~2월부터 부부가 함께 나뭇가지를 물어 날라 둥지를 짓기 시작해요. 까치 둥지는 새 둥지 가운데서도 손꼽히게 정교해요. 굵은 나뭇가지로 커다란 공 모양의 지붕을 얹은 바깥 구조를 만들고, 안쪽에는 진흙을 발라 그릇 모양의 바닥을 다진 뒤 풀뿌리, 털, 부드러운 섬유를 깔아요. 옆쪽에 드나드는 입구가 있어서 까마귀 같은 포식자가 위에서 알을 노리기 어려워요. 둥지 하나에 나뭇가지 수백~천여 개가 들어간다고 해요.

알은 보통 5~7개를 낳는데,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8~9개까지 낳기도 해요. 알은 연한 청록색 바탕에 갈색 반점이 흩어져 있어요. 알 품기는 주로 암컷이 맡고, 그동안 수컷은 먹이를 물어다 암컷에게 건네요.

단계기간특징
둥지 짓기약 1~2개월부부가 함께, 헌 둥지를 고쳐 쓰기도 함
알 품기약 17~19일주로 암컷이 품음
둥지 속 새끼약 24~30일부부가 곤충을 물어다 먹임
이소 후수 주~수개월부모 영역에서 먹이 구하는 법을 배움
첫 번식보통 1~2년 이후영역과 짝을 얻어야 번식 가능

새끼는 눈을 감은 채 털 없이 태어나지만 빠르게 자라서 한 달 남짓이면 둥지를 떠나요. 하지만 처음 몇 달 동안 많은 어린 새가 고양이, 맹금류, 교통사고,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어요. 야생 까치의 평균 수명은 몇 년 정도로 짧지만, 고비를 넘긴 개체는 10년 이상 살기도 하고, 가락지 조사로 확인된 최장 기록은 20년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까치는 한 번 짝을 맺으면 오랫동안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고, 같은 영역에서 해마다 둥지를 새로 짓거나 지난해 둥지를 보수해서 써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까치는 조류 가운데 가장 똑똑한 새 무리로 꼽히는 까마귀과의 일원답게 놀라운 인지 능력을 보여 줘요.

가장 유명한 연구는 거울 실험이에요. 2008년 독일 연구진은 유라시아까치의 목 부분에 거울을 봐야만 보이는 색 스티커를 붙이고 행동을 관찰했는데, 일부 까치가 거울을 보며 스티커를 떼려고 시도했다고 발표했어요. 이전까지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보는 능력은 사람, 대형 유인원, 돌고래, 코끼리 같은 포유류에서만 확인됐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어요. 다만 이후 다른 연구진이 비슷한 실험을 반복했을 때 같은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서, 까치의 자기 인식 능력은 아직 논쟁 중인 주제로 남아 있어요.

한국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가 나왔어요.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연구진이 까치 둥지에 올라가 조사를 했더니, 까치들이 그 사람을 다시 보면 멀리서부터 경계음을 내며 따라다녔고, 같은 옷을 입은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즉 까치가 옷이 아니라 개인의 얼굴이나 특징을 기억한다는 뜻이에요. 시골 사람들이 까치가 낯선 사람을 알아본다고 말해 온 경험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셈이에요.

까치의 울음은 단순한 깍깍 소리처럼 들리지만 상황에 따라 길이, 반복 횟수, 높낮이가 달라져요. 경계할 때, 영역을 알릴 때, 짝과 대화할 때 쓰는 소리가 다르고, 번식기에는 작고 부드러운 지저귐을 섞어 노래하듯 소리를 내기도 해요. 일부 개체는 다른 새 소리나 주변 소음을 흉내 내기도 해요.

까치가 반짝이는 물건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유럽에서 특히 유명해서, 오페라 도둑까치의 소재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영국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는 까치가 오히려 반짝이는 낯선 물체를 경계하고 피하는 경향을 보였어요.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도둑새라는 이미지는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약한 셈이에요.

10. 천적과 생존

다 자란 까치의 천적으로는 참매, 새매, 수리부엉이, 매 같은 맹금류가 있어요. 땅 위에서는 들고양이, 담비, 족제비, 여우가 위협이 되고, 둥지의 알과 새끼는 큰부리까마귀, 뱀, 다람쥐 같은 동물이 노려요.

까치는 이런 위험에 혼자 맞서지 않아요. 앞에서 설명한 집단 공격으로 포식자를 쫓아내고, 경계음을 내서 이웃 까치와 다른 새들에게 위험을 알려요. 지붕이 있는 둥지 구조와 가시가 많은 나무, 높은 전봇대 같은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를 고르는 것도 생존 전략이에요.

도시에서는 자연 천적이 적은 대신 사람과 관련된 위험이 커져요. 유리창과 차량 충돌, 감전, 농약에 오염된 먹이, 그리고 유해야생동물로서의 포획이 주요 사망 원인이에요. 그럼에도 까치는 번식력이 좋고 적응력이 뛰어나서 전체 개체 수는 안정적이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로 보여요.

11. 인간과의 관계

까치와 사람의 관계는 문화권마다, 시대마다 크게 달랐어요. 동아시아에서는 대체로 기쁨과 행운의 새였지만, 유럽에서는 불길한 새나 도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11.1. 길조에서 유해야생동물로

한국에서 까치는 오랫동안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새였어요. 1964년 한 신문사가 주관한 나라 새 선정 투표에서 까치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고,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많은 시·군·도가 까치를 상징 새로 지정했어요.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까치가 전봇대에 철사나 금속 조각이 섞인 둥지를 지으면 전선과 닿아 정전 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잦아졌고, 전력 회사는 해마다 수많은 까치 둥지를 철거하는 데 큰 비용을 들이고 있어요. 과수원에서는 까치가 과일을 쪼아 피해를 입히는 일이 늘어났어요. 이런 이유로 까치는 2000년 무렵부터 법적으로 유해야생동물에 포함되었고, 피해가 있는 지역에서는 허가를 받아 포획할 수 있게 됐어요.

이 때문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상징 새를 다른 새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어요. 한때 국민의 새로 사랑받던 동물이 같은 시대에 해로운 동물로 분류되는 모습은 사람과 야생동물의 관계가 얼마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지 잘 보여 줘요.

11.2. 유럽의 까치

유럽에서는 까치를 둘러싼 미신이 많아요. 영국에는 까치를 몇 마리 보느냐에 따라 슬픔, 기쁨, 결혼, 출산 같은 운명이 정해진다는 동요가 전해지고, 까치 한 마리를 보면 인사를 하거나 경례를 해야 불운을 피한다는 풍습도 있어요. 사냥터를 관리하던 사람들은 까치가 꿩이나 메추라기의 알을 먹는다며 대대적으로 잡아들이기도 했어요. 반면 북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까치를 집 근처에 사는 친근한 새로 여겼어요.

12. 보전 현황

유라시아까치와 동양까치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관심대상(LC)으로 평가돼요. 분포 범위가 매우 넓고 개체 수가 많으며, 사람이 만든 환경에서도 잘 번식하기 때문이에요. 유럽의 유라시아까치는 번식 쌍이 수백만 쌍 규모로 추정되고, 동양까치 역시 중국과 한국에서 흔한 새라 전 세계적인 멸종 위험은 낮아요. 다만 정확한 전체 개체 수는 자료마다 차이가 커서 단정하기 어려워요.

한국에서 까치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그렇다고 아무나 마음대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정해진 방법으로만 포획할 수 있어요. 둥지를 함부로 부수거나 새끼를 데려가는 행동도 허가 없이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제주도에서는 정반대의 고민이 있어요. 사람이 들여온 까치가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어서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포획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처럼 같은 종이라도 어디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보전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까치가 늘면서 작은 노래하는 새들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지만, 대규모 조사에서는 까치가 소형 조류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았어요. 서식지 파괴와 농업 방식의 변화가 더 큰 영향을 준다는 해석이 많아요.

13. 동물원과 구조센터에서

까치는 흔한 새라 동물원에서 따로 전시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대신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자주 들어오는데, 대부분은 봄철에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이소 직후 땅에 내려앉은 어린 새를 사람들이 다쳤다고 생각해 데려오는 경우예요. 사실 이소 직후의 어린 까치는 며칠 동안 잘 날지 못하고 땅에서 지내며, 부모가 근처에서 지켜보며 먹이를 줘요. 다친 곳이 없다면 그대로 두거나 가까운 나뭇가지에 올려 주는 것이 가장 좋아요.

까치를 집에서 키우는 일은 권하지 않아요. 지능이 높고 활동량이 많아 좁은 공간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사람 손에 길들여진 개체는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요. 한국에서는 야생 조류를 허가 없이 잡아 기르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구조가 필요해 보이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는 것이 맞아요.

14. 대중문화 속 까치

한국 문화에서 까치만큼 자주 등장하는 새도 드물어요.

  • 칠월칠석 전설: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도록 까마귀와 까치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 다리를 오작교라고 하고, 칠석이 지나면 까치 머리가 벗겨져 있다는 말도 전해져요.
  • 까치 호랑이 민화: 소나무 위의 까치와 그 아래 앉은 우스꽝스러운 호랑이를 함께 그린 그림은 조선 후기 민화의 대표 주제예요. 까치는 기쁜 소식을,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막는 힘을 상징한다고 해석돼요.
  • 까치설날: 동요 가사에 나오는 까치설날은 설 전날인 섣달 그믐을 가리켜요. 원래는 작은 설을 뜻하는 옛말이 비슷한 소리의 까치로 바뀌었다는 설명이 있어요.
  • 은혜 갚은 까치: 구렁이에게서 목숨을 구해 준 선비에게 까치가 머리로 종을 쳐서 은혜를 갚았다는 설화로, 강원도 치악산의 이름과 연결해 전해져요. 지역과 판본에 따라 꿩으로 전해지기도 해요.
  • 속담: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 까치 배 바닥 같다(실속 없이 흰소리만 한다는 뜻) 같은 말이 쓰여요.

중국과 한국의 혼례 장식에는 두 마리 까치가 기쁨을 뜻하는 문양으로 들어가기도 했어요. 유럽에서는 앞에서 소개한 영국 동요와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까치가 유명하고, 영국 프로 축구 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흑백 줄무늬 유니폼 때문에 까치라는 애칭으로 불려요.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포츠 팀들도 까치를 별명으로 쓰는데, 그곳의 까치는 사실 까치속과 관계없는 다른 새예요.

현대 한국에서도 까치는 우표, 은행과 기업의 로고, 공공 캠페인 캐릭터 등에 자주 쓰이며 친근하고 부지런한 이미지를 이어 가고 있어요. 지금도 여러 시·도의 상징 새 목록에서 까치를 찾아볼 수 있어요.

15. 여담

  • 까치는 대체로 남쪽이나 동쪽으로 입구를 내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주변 환경에 따라 방향이 다양하게 나타나요.
  • 전봇대 둥지 때문에 생기는 정전을 막으려고 전력 회사는 둥지 방지 장치, 가짜 맹금 모형, 둥지 철거 전담 인력 등 여러 방법을 써 왔어요.
  • 까치는 개미를 깃털 사이에 문지르는 이른바 개미목욕을 하기도 하는데, 개미의 개미산이 깃털의 기생충을 쫓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 있어요.
  • 까치는 죽은 동료 주변에 모여 시끄럽게 우는 행동을 보이기도 해서, 일부 언론에서 까치 장례식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어요. 위험을 학습하는 행동이라는 해석이 더 유력해요.
  • 북아메리카의 노랑부리까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에서만 사는 고유종인데, 2000년대 초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었어요.
  • 일본에서는 까치를 가사사기라고 부르고 규슈 사가 지방에서는 가치가라스라는 이름으로도 불러요. 사가현 일대의 까치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어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한국 까치와 유럽 까치는 같은 새인가요?

생김새는 거의 같지만 유전적으로는 꽤 멀어요. 2010년대 후반부터 주요 분류 목록이 한국·중국 동부의 까치를 동양까치(Pica serica)라는 별도 종으로 다루고 있어요. 다만 목록마다 적용 시기가 다르고 경계 지역은 아직 연구 중이에요.

길조라던 까치가 왜 유해야생동물이 됐나요?

전봇대 둥지가 정전 사고를 일으키고 과수원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2000년 무렵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피해가 있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포획할 수 있게 됐어요.

까치는 정말 반짝이는 물건을 훔치나요?

유럽에서 유명한 속설이지만, 영국의 실험에서는 까치가 오히려 낯선 반짝이는 물체를 경계하고 피하는 경향을 보였어요. 과학적 근거는 약한 편이에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Korean magpie in Daejeon (side profile).jpg — Yoo Chung · CC BY-SA 2.5
  2. Flying (5405942436).jpg — Charles Lam from Hong Kong, China · CC BY-SA 2.0
  3. Oriental Magpie on Longevity Hill, Beijing.jpg — Daniel Case · CC BY-SA 3.0
  4. Oriental magpie (Pica serica) in Yanqi Lake.jpg — Sun Jiao (Interaccoonale) · CC BY-SA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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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독수리북반구 산악 지대를 대표하는 대형 맹금류로, 뒷목의 금빛 깃털과 2m가 넘는 날개로 토끼·여우까지 사냥해요. 한국에서는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 철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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