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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Pavo cristatus

수컷의 화려한 눈알 무늬 깃털로 유명한 꿩과의 새로, 인도의 국조예요. 펼치는 깃털은 꼬리가 아니라 꼬리 위를 덮는 긴 덮깃이에요.

수컷의 덮깃은 약 200개, 길이 1.5m 가까이 자라요깃털 색은 색소가 아니라 빛의 간섭으로 생기는 구조색이에요우기 전후 '꺄-옹' 하는 큰 울음소리로 유명해요밤에는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가 자요작은 뱀도 잡아먹어 인도 농가에서 환영받아요

1. 개요

수컷이 수백 개의 '눈'이 박힌 깃털을 부채처럼 활짝 펼치고 몸을 떨면, 깃털이 사르륵 소리를 내며 초록과 파랑, 금빛으로 번쩍여요. 이 장면은 동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시 행동 가운데 하나예요. 그 주인공이 인도공작, 흔히 그냥 공작이라고 부르는 새예요.

공작은 닭, 꿩과 같은 꿩과에 속하는 대형 조류예요. 원래 인도 아대륙, 즉 인도·스리랑카·네팔·파키스탄·방글라데시에 살았지만, 사람들이 수천 년 동안 관상용으로 옮기면서 지금은 세계 곳곳의 공원과 정원, 섬에서 볼 수 있어요. 인도에서는 1963년 국조로 지정되었고, 법으로 엄격히 보호받아요.

흔히 공작의 '꼬리'라고 부르는 화려한 깃털은 사실 꼬리깃이 아니라 꼬리 위를 덮는 긴 덮깃이에요. 이 깃털은 수컷에게만 있고, 해마다 번식기가 끝나면 빠졌다가 다시 자라요. 왜 이렇게 거추장스럽고 눈에 띄는 깃털이 진화했는지는 찰스 다윈 이후 진화생물학의 중요한 질문이 되었어요.

공작은 영어로 수컷을 peacock, 암컷을 peahen, 종 전체를 peafowl이라고 구별해 불러요. 한국에서는 수컷과 암컷 모두 공작이라고 불러요.

2. 이름과 분류

Jungle book at Kabini, May '22. A summer of rain, thanks to Cyclone Asani.
Jungle book at Kabini, May '22. A summer of rain, thanks to Cyclone Asani.
Kandukuru Nagarjun from Bangalore, India · CC BY 2.0

학명은 Pavo cristatus예요. 속명 Pavo는 라틴어로 공작을 뜻하고, 종소명 cristatus는 '볏이 있는'이라는 뜻이에요. 공작의 머리 위에 부채 모양으로 솟은 작은 깃털 다발(관우)을 가리켜요. 1758년 린네가 이 학명을 붙였어요.

한국어 이름 공작(孔雀)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자어예요. 공(孔)은 구멍, 작(雀)은 참새나 작은 새를 뜻하는데, 깃털의 둥근 눈알 무늬가 구멍처럼 보인다는 데서 왔다는 풀이가 있어요. 다만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어요. 영어 peacock의 pea는 라틴어 pavo가 고대 영어를 거치며 변한 말이에요.

공작속(Pavo)에는 인도공작 외에 동남아시아의 초록공작(Pavo muticus)이 있어요. 초록공작은 인도공작보다 키가 크고, 목과 가슴이 비늘 같은 초록빛 깃털로 덮여 있으며, 머리의 관우가 뾰족한 다발 모양이에요. 아프리카 콩고 분지의 열대우림에는 콩고공작(Afropavo congensis)이라는 친척이 살아요. 콩고공작은 1936년에야 학계에 알려졌는데, 그 계기가 박물관 창고에 있던 깃털 하나였다는 이야기가 유명해요.

종학명분포IUCN
인도공작Pavo cristatus인도 아대륙관심대상(LC)
초록공작Pavo muticus동남아시아·중국 남부위기(EN)
콩고공작Afropavo congensis콩고민주공화국취약(VU)

인도공작은 따로 아종을 나누지 않아요. 흰색, 얼룩무늬, 검은 날개 등 다양한 색 변이는 사육 상태에서 생겨난 품종으로, 아종이 아니에요.

3. 진화

공작은 닭목 꿩과에 속해요. 꿩과에는 닭의 조상인 적색야계, 꿩, 메추라기, 칠면조, 자고새 등이 포함돼요.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공작은 적색야계 같은 들닭 무리와 가까운 계통에 속해요. 즉 공작은 생각보다 닭과 가까운 친척이에요.

콩고공작이 아프리카에, 인도공작과 초록공작이 아시아에 산다는 점은 오랫동안 생물지리학의 흥미로운 문제였어요. 한 가지 해석은 오래전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숲이 이어져 있던 시기에 공통 조상이 넓게 퍼졌다가,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집단이 갈라졌다는 거예요. 콩고공작과 아시아 공작이 갈라진 시기는 수백만 년 전으로 추정되지만 연구마다 차이가 있어요.

공작의 화석 기록은 많지 않아요. 남아시아와 유럽의 플라이오세~플라이스토세 지층에서 공작속으로 보이는 뼈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어서, 과거에는 지금보다 더 넓은 지역에 살았을 가능성이 있어요.

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진화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사례예요. 다윈은 처음에 공작의 깃털이 생존에 불리해 보여서 자연선택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고민했어요.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작 깃털을 볼 때마다 속이 불편하다고 털어놓기도 했어요. 결국 다윈은 암컷이 더 화려한 수컷을 고르는 '성선택'이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를 설명했어요.

4. 분포와 서식지

공작
Akash Satpathy · CC BY-SA 4.0

인도공작의 원래 분포 지역은 인도 아대륙이에요. 인도 거의 전역과 스리랑카, 네팔 남부의 저지대, 파키스탄 동부, 방글라데시 일부에 살아요. 히말라야 산기슭에서 남쪽 끝까지 넓게 분포하지만,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 지대에는 드물어요.

주로 건조하거나 반건조한 낙엽수림, 관목지, 강가의 숲, 그리고 물가와 가까운 농경지 주변에 살아요. 낮에는 탁 트인 곳에서 먹이를 찾고, 밤에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자기 때문에 나무가 있는 곳이 꼭 필요해요. 인도에서는 사원과 마을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종교적 이유로 사람들이 공작을 해치지 않고 보호해 왔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사람 곁에서 사는 데 익숙해졌어요.

사람이 옮긴 공작은 세계 여러 곳에서 야생화되어 살아요.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유럽 일부 섬과 공원 등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집단이 있어요. 이런 곳에서는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정원 훼손, 지붕과 자동차 손상 때문에 주민과 갈등을 빚기도 해요. 일부 섬에서는 토착 생물을 잡아먹거나 먹이 경쟁을 해서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있어요.

5. 신체 특징

공작은 암수의 생김새가 아주 달라요. 이렇게 암수의 모습이 뚜렷하게 다른 것을 '성적 이형성'이라고 해요.

항목수컷암컷
몸길이(부리~꼬리)약 100~115cm약 90~95cm
덮깃 포함 전체 길이약 1.95~2.25m덮깃 없음
덮깃 길이약 1.4~1.6m
몸무게약 4~6kg약 2.7~4kg
날개 편 길이약 1.3~1.6m약 1.2~1.3m

수컷은 목과 가슴이 금속처럼 빛나는 짙은 파란색이고, 등은 초록빛 비늘 무늬, 날개는 줄무늬가 있는 갈색과 검정이에요. 얼굴에는 눈 위아래로 하얀 맨살 줄무늬가 있고, 머리 위에는 끝에 둥근 깃털이 달린 부채 모양 관우가 솟아 있어요. 암컷은 갈색과 회색이 섞인 몸에 목 부분만 초록빛이 돌고 배는 흰색이에요. 암컷에게도 관우가 있어요.

5.1. 덮깃과 눈알 무늬

수컷의 화려한 덮깃은 보통 150~200개 정도의 깃털로 이루어져 있어요. 깃털 하나하나의 끝에 동그란 눈알 무늬(안상문)가 있는데, 바깥쪽 가장자리에는 눈알 무늬가 없는 물고기 꼬리 모양 깃털이 섞여 있어요. 덮깃을 세울 때는 그 아래에 있는 진짜 꼬리깃(짧고 갈색)이 받침대처럼 덮깃을 받쳐 줘요.

덮깃은 수컷이 태어나 바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점점 길어져요. 보통 3~4살쯤 되어야 완전한 덮깃을 갖춰요. 해마다 번식기가 끝나는 늦여름에 모두 빠졌다가, 이듬해 번식기 전까지 다시 자라요. 그래서 인도에서는 공작을 해치지 않고도 저절로 빠진 깃털을 주워 모아 쓸 수 있어요.

5.2. 구조색

공작 깃털의 파랑과 초록, 금빛은 색소로 만들어진 색이 아니에요. 깃털을 이루는 미세한 가지(깃가지) 속에 멜라닌 막대가 규칙적인 격자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 사이의 간격이 특정 파장의 빛만 강하게 반사하도록 해요. 이런 색을 '구조색'이라고 해요. 비눗방울이나 CD 표면이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그래서 공작 깃털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깃털을 빻으면 화려한 색이 사라지고 갈색 가루만 남아요. 격자 간격이 조금씩 다른 구역이 모여 눈알 무늬의 여러 색 고리를 만들어요. 과학자들은 이 원리를 이용해 색이 바래지 않는 염료, 위조 방지 기술, 디스플레이 등을 연구하고 있어요.

6. 생태와 습성

Female Indian Peafowl with immatures at Hodal in Faridabad District of Haryana, India.
Female Indian Peafowl with immatures at Hodal in Faridabad District of Haryana, India.
J.M.Garg · CC BY-SA 3.0

공작은 낮에 활동하는 새예요. 새벽에 잠자리인 높은 나무에서 내려와 아침 내내 먹이를 찾고, 더운 한낮에는 그늘에서 쉬거나 모래 목욕을 해요. 늦은 오후에 다시 먹이를 먹다가 해가 지기 전에 큰 소리로 울며 잠자리 나무로 날아올라요. 잠자리는 대개 높은 나무의 가지로, 여러 마리가 같은 나무를 오랫동안 함께 써요.

날 수 있는 새예요. 무거운 몸과 긴 덮깃 때문에 오래 날지는 못하지만, 위험할 때나 나무에 오를 때는 힘차게 날아올라 짧은 거리를 날아요. 땅에서는 빠르게 달려서 덤불 속으로 숨는 쪽을 더 좋아해요.

번식기가 아닐 때는 암컷과 어린 새들이 작은 무리를 이루고, 수컷들은 따로 무리를 짓거나 혼자 다니기도 해요. 번식기에는 수컷들이 각자 작은 과시 장소를 정하고, 그곳에서 암컷을 기다려요.

공작은 경계심이 강해요. 호랑이나 표범 같은 포식자를 보면 큰 소리로 경고음을 내는데, 인도의 숲에서는 사슴과 원숭이도 이 소리에 반응해요. 그래서 인도의 사파리 안내인들은 공작의 경고음을 듣고 호랑이의 위치를 짐작하기도 해요.

7. 먹이

공작은 무엇이든 잘 먹는 잡식성이에요. 땅을 발로 긁고 부리로 쪼아 먹이를 찾아요.

  • 씨앗과 곡물, 풀의 새싹
  • 열매와 꽃잎, 꽃봉오리
  • 흰개미, 메뚜기, 딱정벌레 같은 곤충
  • 거미, 지렁이, 노래기
  • 도마뱀, 개구리, 작은 설치류
  • 작은 뱀

특히 뱀을 잡아먹는다는 사실 때문에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공작을 고마운 새로 여겼어요. 실제로 공작은 작은 코브라 새끼 같은 뱀도 공격해 먹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큰 독사를 상대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농경지 근처에 사는 공작은 곡식이나 채소, 과일을 먹기 때문에 농민에게 피해를 주기도 해요.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공작 수가 늘면서 농작물 피해가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국조라서 마음대로 쫓아낼 수 없어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또 농약을 뿌린 씨앗을 먹고 집단으로 중독되는 사고도 보고되고 있어요.

8. 번식과 일생

Indian peafowl (Pavo cristatus) female with chick, Yala National Park, Sri Lanka
Indian peafowl (Pavo cristatus) female with chick, Yala National Park, Sri Lanka
Charles J. Sharp · CC BY-SA 4.0

인도에서 공작의 번식기는 주로 우기와 겹쳐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몬순이 시작되는 무렵부터 몇 달 동안 이어져요. 이 시기에 수컷은 '렉(lek)'이라고 부르는 과시 장소에 모여 각자 작은 영역을 정하고, 암컷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요.

암컷이 다가오면 수컷은 덮깃을 부채처럼 활짝 세우고 암컷 쪽으로 몸을 돌려요. 그러다 갑자기 몸을 돌려 등을 보이기도 하고, 덮깃을 세게 떨어 사르륵 하는 소리를 내요. 이 진동 소리는 사람 귀에는 잘 안 들리는 낮은 주파수도 포함하고 있어서, 암컷이 멀리서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암컷은 여러 수컷을 둘러본 뒤 마음에 드는 수컷과 짝짓기를 해요. 수컷은 여러 암컷과 짝짓기를 하며, 둥지 만들기나 새끼 돌보기에는 참여하지 않아요.

암컷은 덤불이나 키 큰 풀 속의 땅을 얕게 파서 둥지를 만들고, 보통 3~6개의 연한 갈색 알을 낳아요. 포란은 암컷 혼자 하며, 기간은 약 28일이에요. 새끼는 깃털에 덮인 채 태어나 금방 걸을 수 있고, 어미를 따라다니며 스스로 먹이를 찾아요. 어미는 밤에 새끼를 날개 아래 품어 지켜요.

단계시기특징
알약 28일암컷 혼자 품음
새끼부화 직후솜털, 바로 걸어 다님
첫 비행약 2주 무렵부터짧게 날아 나뭇가지에 오름
어린 새수개월~1년어미와 함께 다님, 암수 구별 어려움
수컷 덮깃 성장2~4년해마다 덮깃이 길어짐
번식 개시암컷 약 2년, 수컷 약 3~4년

야생에서는 15~2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육 상태에서는 20년 넘게 산 기록이 있어요.

8.1. 성선택과 덮깃의 비밀

공작의 덮깃은 생존에 불리해 보여요. 무겁고 눈에 잘 띄어서 포식자를 끌어들이고, 날거나 달리기에도 방해가 될 것 같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이렇게 화려한 깃털이 진화한 이유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성선택'이에요.

성선택 이론에 따르면, 암컷이 더 화려한 수컷을 고르면 그 수컷의 유전자가 더 많이 퍼지고, 세대가 지날수록 덮깃은 점점 화려해져요. 왜 암컷이 화려한 수컷을 고르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어요.

  • 핸디캡 이론: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깃털을 달고도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그 수컷이 건강하고 강하다는 증거라는 설명이에요.
  • 좋은 유전자 가설: 화려한 덮깃은 기생충과 질병에 강한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는 정직한 신호라는 설명이에요.
  • 폭주 선택 가설: 암컷의 취향과 수컷의 장식이 서로를 강화하며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설명이에요.

1990년대 영국의 한 공원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눈알 무늬가 많은 수컷이 더 많은 암컷과 짝짓기를 했고, 그 새끼들이 더 잘 자랐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하지만 2000년대 일본의 야생화된 공작 연구에서는 눈알 무늬 수와 짝짓기 성공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논쟁이 이어졌어요. 최근에는 눈알 무늬의 수보다 덮깃을 떠는 동작, 소리, 눈알 무늬의 색과 반짝임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어요. 공작의 덮깃은 지금도 활발하게 연구되는 주제예요.

덮깃이 생존에 얼마나 불리한지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요. 연구에 따르면 긴 덮깃을 가진 수컷도 이륙 속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요. 몸이 그만큼 덮깃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함께 진화한 셈이에요.

9. 지능·의사소통·특별한 능력

공작의 울음소리는 아주 크고 날카로워요. 사람 귀에는 '꺄-옹' 또는 고양이 울음이나 사람이 '도와줘!' 하고 외치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요. 영어로는 'may-awe'라고 흉내 내요. 특히 몬순이 오기 직전과 번식기에 자주 울어서, 인도에서는 공작이 울면 비가 온다는 믿음이 있어요. 그 밖에도 위험을 알리는 짧은 경고음, 짝짓기 직전 수컷이 내는 독특한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내요.

수컷의 머리 위 관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각 기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2016년 연구에서는 공작의 관우가 수컷이 덮깃을 떨 때 생기는 진동 주파수에 맞춰 함께 떨린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이는 암컷이 관우를 통해 수컷의 과시를 '느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줘요.

공작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도 갖추고 있어요.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기억하고, 사람이 먹이를 주는 곳에는 정해진 시간에 찾아와요. 야생화된 공작이 사는 동네에서는 사람의 일과에 맞춰 행동하는 모습도 관찰돼요.

10. 천적과 생존

인도에서 다 자란 공작을 노리는 천적은 호랑이, 표범, 들개(돌), 정글고양이, 몽구스 등이 있어요. 큰 맹금류와 비단뱀도 공작을 사냥해요. 알과 새끼는 자칼, 몽구스, 까마귀, 뱀, 들고양이와 개의 표적이 되기 쉬워요.

공작은 포식자를 만나면 대부분 달려서 덤불로 숨거나, 힘차게 날아올라 나무 위로 피해요. 밤에 높은 나무에서 자는 것도 땅 위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행동이에요. 수컷의 긴 덮깃이 포식자에게 붙잡히기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날아오를 때 덮깃이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오늘날 인도의 공작에게 더 큰 위협은 사람과 관련된 것들이에요. 농약에 오염된 곡식을 먹는 중독, 깃털과 고기를 노린 밀렵, 개와 고양이의 공격, 전깃줄 충돌, 도로 사고 등이 대표적이에요.

11. 인간과의 관계

공작은 수천 년 동안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어요. 인도에서는 고대부터 신성한 새였어요. 힌두교에서 전쟁의 신 카르티케야(무루간)는 공작을 타고 다니고, 크리슈나 신은 머리에 공작 깃털을 꽂은 모습으로 그려져요. 지혜와 학문의 여신 사라스바티 곁에도 공작이 함께 그려져요. 불교에서도 공작은 독을 먹어도 해를 입지 않는 새로서, 번뇌를 지혜로 바꾸는 상징으로 쓰였어요.

공작은 고대 무역을 통해 서쪽으로도 퍼졌어요. 성경에는 솔로몬 왕의 배가 금과 은, 상아, 원숭이와 함께 공작을 실어 왔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공작이 여신 헤라(주노)의 새로 여겨졌어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는 눈이 백 개 달린 거인 아르고스가 죽자 그의 눈을 공작의 깃털에 옮겨 붙였다고 해요. 로마의 부유층은 공작을 연회 요리로 내놓기도 했어요. 중세 유럽 귀족의 연회에서도 공작 고기를 익힌 뒤 깃털을 다시 덮어 장식하는 요리가 사치의 상징이었어요.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은 보석으로 장식한 '공작 왕좌'를 만들었어요. 이 왕좌는 18세기 페르시아의 침략 때 빼앗겼고, 이후 '공작 왕좌'는 이란 왕조를 가리키는 말이 되기도 했어요.

동아시아에서도 공작은 귀한 새였어요. 중국에서는 공작 깃털이 관리의 계급을 나타내는 장식으로 쓰였고, 청나라 관리의 모자에 다는 화령(공작 깃털 장식)은 황제가 내리는 영예였어요. 명나라와 청나라 관리의 옷에 붙이는 흉배에도 공작 문양이 쓰였어요. 한국에서도 조선 시대 화조화와 민화, 자수에 공작이 화려함과 부귀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해요. 다만 한반도에는 원래 살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에서 들여온 진귀한 새로 여겨졌어요.

현대에는 세계 곳곳의 동물원과 공원, 개인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기르고 있어요. 하지만 공작은 아주 큰 소리로 울고, 넓은 공간과 높은 횃대가 필요하며, 겨울 추위에 대비한 시설도 필요해요. 탈출한 개체가 야생화되면 주변 생태계와 주민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함부로 기를 동물이 아니에요. 원산지 인도에서는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가장 높은 등급으로 보호되어, 사냥과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요.

12. 보전 현황

IUCN 적색목록에서 인도공작은 관심대상(LC)이에요. 원래 분포 지역 안에서 흔하고, 종교적 보호와 법적 보호 덕분에 많은 지역에서 개체 수가 안정적이거나 늘고 있어요. 전체 개체 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많다고 평가돼요. 인도에서는 2020년대 조사에서 공작의 분포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기후변화로 원래 너무 습했던 지역이 공작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있어요.

그래도 지역에 따라서는 감소가 우려돼요.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아요.

  • 농약에 오염된 곡식을 먹어 생기는 중독
  • 깃털과 고기를 노린 밀렵
  • 서식지인 관목지와 숲의 감소
  • 떠돌이 개의 공격
  • 전깃줄과 도로 사고

인도에서는 「야생동물 보호법」 부속서 I에 올라 있어 호랑이와 같은 최고 수준으로 보호돼요. 저절로 빠진 깃털을 모으는 것은 전통적으로 허용되지만, 공작을 죽여 깃털을 얻는 일을 막기 위해 깃털 거래를 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반면 친척인 초록공작은 사냥과 서식지 파괴로 크게 줄어 IUCN 위기(EN) 등급이에요. 인도공작이 흔하다고 해서 공작류 전체가 안전한 것은 아니에요. 한국 국내법상 인도공작에 따로 지정된 보호 등급은 없어요.

13. 동물원과 공원에서

인도공작은 동물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새 가운데 하나예요. 추위에 어느 정도 견디고 사람에 익숙해지기 쉬워서, 많은 동물원과 공원에서 울타리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풀어 두기도 해요. 관람객 바로 옆에서 덮깃을 펼치는 모습은 동물원의 인기 장면이에요.

하지만 이런 자유 방사 방식에는 문제도 있어요. 관람객이 주는 과자나 빵을 먹고 영양 불균형에 걸리거나, 사람 손에 깃털이 뽑히는 일이 생겨요. 또 공작 깃털을 얻으려고 수컷의 덮깃을 일부러 뽑는 행위는 심한 스트레스와 상처를 줘요. 저절로 빠진 깃털만 모아야 해요.

사육 상태에서 흰색, 얼룩무늬 등 다양한 색 변이가 만들어졌어요. 이런 품종은 사람의 관상 취향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야생 공작의 보전과는 관계가 없어요. 특히 흰 공작은 야생에서는 포식자의 눈에 잘 띄어 살아남기 어려워요.

14. 대중문화 속 공작

공작은 화려함과 허영, 아름다움과 자부심을 동시에 상징해요. 영어 'proud as a peacock(공작처럼 거만한)'이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뽐내는 사람을 가리켜요. 한국어에서도 '공작새처럼 꾸몄다'는 말은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을 뜻해요.

기독교 미술에서 공작은 부활과 불멸의 상징이었어요. 공작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는 고대의 믿음과, 해마다 깃털이 빠졌다가 다시 자라는 모습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에요. 초기 기독교의 묘지 벽화와 모자이크에 공작이 자주 등장해요.

미국의 방송사 NBC의 로고는 여러 색의 깃털을 펼친 공작 모양으로, 컬러텔레비전 방송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휘슬러가 그린 런던의 '공작의 방'은 실내 전체를 공작 그림으로 장식한 유명한 미술 작품이에요. 아르누보 시대의 보석과 유리 공예에도 공작 문양이 자주 쓰였어요.

인도에서는 국조로서 화폐, 우표, 각종 공식 상징에 쓰이고, 인도 고전 무용에는 공작의 움직임을 흉내 낸 춤이 있어요. 중국 남부 윈난성 다이족의 '공작춤'도 유명한 전통 무용이에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2」의 악당 셴 경은 흰 공작으로 등장해요. 또 무협 소설과 판타지 게임에서는 공작이 화려하면서도 위험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불교에서는 공작명왕이라는 존재가 공작을 타고 다니며 독과 재앙을 막아 준다고 여겨졌어요.

15. 여담

  • 공작 수컷의 덮깃은 해마다 모두 빠지고 다시 자라요. 그래서 공작 깃털 장식품은 원칙적으로 새를 해치지 않고 얻을 수 있어요.
  • 공작이 깃털을 펼친 모습을 '꼬리를 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꼬리 위를 덮는 덮깃이에요. 진짜 꼬리깃은 그 뒤에서 덮깃을 받쳐 줘요.
  • 공작 깃털의 색은 구조색이라서, 오래된 깃털도 색소처럼 쉽게 바래지 않아요.
  • 인도에서는 공작이 울면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공작 울음소리가 몬순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리로 여겨지기도 해요.
  • 암컷 가운데 나이가 아주 많거나 호르몬에 변화가 생긴 개체가 수컷처럼 화려한 깃털을 갖게 되는 경우가 드물게 보고돼요.
  • 공작의 영어 이름 peacock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암컷까지 peacock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는 암컷은 peahen이에요.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니에요. 포획·거래·사육은 대부분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면 지역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암컷 공작도 깃털을 펼치나요?

아니에요. 화려한 덮깃은 수컷에게만 있어요. 암컷은 갈색과 회색이 섞인 수수한 깃털에 목 부분만 초록빛이 돌아, 알을 품을 때 눈에 덜 띄어요.

흰 공작은 다른 종인가요?

흰 공작은 같은 인도공작의 색 변이(백변종)예요. 색소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아 하얗지만 눈은 보통 색이라 알비노와는 달라요. 야생에서는 눈에 잘 띄어 살아남기 어려워 대부분 사람이 기른 개체예요.

공작을 집에서 길러도 되나요?

권하지 않아요. 아주 큰 소리로 울고, 넓은 공간과 높은 횃대가 필요하며, 탈출하면 주변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켜요. 원산지 인도에서는 법으로 엄격히 보호되는 국조라 야생 개체 포획과 깃털 거래가 금지돼 있어요.

사진 출처

사진은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의 자유 이용 허락 사진이에요. 각 사진의 작가와 라이선스는 아래와 같아요.

  1. Blue Peacock Safari Park.jpg — Abdul Momin · CC BY-SA 4.0
  2. Peacock on tree (52077240794).jpg — Kandukuru Nagarjun from Bangalore, India · CC BY 2.0
  3. Indian Peafowl or Peahen.jpg — Akash Satpathy · CC BY-SA 4.0
  4. Indian Peahens I IMG 9647.jpg — J.M.Garg · CC BY-SA 3.0
  5. Indian peafowl (Pavo cristatus) female with chick.jpg — Charles J. Sharp · CC BY-SA 4.0

같은 무리의 동물

검독수리
검독수리북반구 산악 지대를 대표하는 대형 맹금류로, 뒷목의 금빛 깃털과 2m가 넘는 날개로 토끼·여우까지 사냥해요. 한국에서는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 철새예요.
조류LC · 관심대상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세계에서 가장 큰 올빼미류 가운데 하나로, 주황색 눈과 쫑긋한 귀깃이 특징이에요. 한국 바위산과 강가 절벽에 사는 텃새로, 밤의 최상위 포식자예요.
조류LC · 관심대상
황제펭귄
황제펭귄현존하는 가장 크고 무거운 펭귄으로, 남극의 한겨울 해빙 위에서 번식해요. 수컷이 영하 40도의 눈보라 속에서 두 달 넘게 굶으며 알을 품는 것으로 유명해요.
조류NT · 준위협
타조
타조키가 2m를 훌쩍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새로, 날지 못하는 대신 시속 70km로 달려요. 아프리카 사바나와 반사막에 살며 알도 새 가운데 가장 커요.
조류LC · 관심대상